그의 휴가....(매우 장문인 일기 -_-)   미정
 구리구리하네... hit : 163 , 2002-11-30 00:00 (토)
어제 그가 훈련소에서 나왔다...

정말 얼마만에 그를 볼수 있는것인가....

수업은 불행히도 12시이후엔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부터 약간은 설레이고...

약간은 왠지모를 긴장감에......

새벽에 일어나 미리골라 두었던 옷들을....입고...

그동안 익숙해 지려 노력했던 구두를 신고..

그렇게 학교를 갔는데....

전화가 안온다.........


전화만 오면 당장 강의고 뭐고...

마중나갈 마음가짐을 하고 있었는데...ㅎㅎ


마지막 편지에 그는....

보고싶다...사랑한다....

어서 널 보고싶다는 말뿐...ㅡㅅㅡ;;;

정작 어디서 몇시에 만나자는 말이 없었다 ㅠ.ㅠ


짐작으로 수원역으로 갔다....

그의 부대는 화성시였으니...^^;;;

그냥 무작정 수원역에서 기다렸다........

두번째 보낸 편지에서 그는 아무래도 수원역으로 나갈것같다고 했기때문에....

왠지....불안한 마음에..........

같은 과동생들한테 밥을 먹자고 졸랐다 -_-;;;

언제나...우리가 가는곳엔....

어떤 음식을 막론하고...얼마만큼의 양이든...

10분만에 초토화 시킨다ㅡㅅㅡ;;;

중고등학교 시절부터...여자학교를 나와서..

여자들의 집단에 대해 논문을 써도 충분한 경험들이 있지만^^;;;;

대학와서 만난 이들은 다른집단과는 비교할수도 없을만큼...

거의 기인들이라 할수 있다.....


점심을 먹으며 시간끌기는 이로써 10분만에 막을 내렸다....

2시......

애들을 보내고....

홀로 수원역에서...기다리기 시작한다.........

매일 왔다갔다 하던 수원역이....

오늘은 특별해 보인다....

군바뤼들...떼로지어..아님 홀로...

무지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데....

정작 내껀 없다....ㅠㅅㅠ

도대체 오늘 나오긴 나오는건지....

3시...

한시간쯤 고정자세로 기다리니..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허리도 아프고.....

정말 춥기도 하고....

아침부터 손에 꼭 쥐고 있던 핸드폰은...

그의 친구들과 내친구들의 전화이며...나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었다.......

"어머.아직도 안만난거야? 오늘 나오는거 맞아?"

4시...

두시간째 그를 기다리고 서있다...

이렇게 내 한몸 길바닥에서 벽에 의지하지도 않은채...

무거운 전공서적을 들고...

치마에 구두까지 신고.....

오랜시간 서있는 일은 처음이였다...

휴가나온 군바뤼들의 얼굴과 부대마크를....

그렇게나 뚫어지게 집중해서 오랜시간 쳐다본것도 처음이였다...

슬슬...온몸이 마비가 되고...사지가 떨려왔다............


그간 기다린 몇달보다...

지금 이 몇시간이 더 힘들고..외롭고...

긴장되었다............

무엇보다........정말...........

추웠다......................


친구들은...커피숍이라도 가있으라고 했지만........

난...정말.........

그를 1초라도 빨리 보고싶어서...

그리고 깜짝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그러고 싶어서....

기다렸는데.............

무심한 그.............

ㅠㅅㅠ


참......

핸드폰이라는것은...

그간 나의 빨리빨리 생활을 당연시 생각하게 해준 물건이였다라는것을...............


누군가와의 연락을 할때...

몇시간을 고심해 생각하고....

직접 고른 종이에..직접 손으로 써서...

우표를 붙이고..우체통에 넣고............

그것이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상대방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답장이라는게 몇주뒤 손에 잡혔을때의.........

그 기쁨............


도 잠시ㅡㅅㅡ;;;;;


항상 그는 내 답장을 2주뒤에 받고................

그는 내가 썼던 내용을 계속 물어보기를 반복한다...........ㅠㅅㅠ

답답하다...........


그가 민간인이였던 시절...

"어디야?"
"어디야."
"거기서 20분뒤에 만나자."
"응"

단 10초만에 약속을 잡던 우리였는데.......

이렇게 몇시간째..기다리고 있으니............

커피숍에..결국 들어갔다..............

따뜻한 녹차를 시켰다................

음악이 흐른다................

가사참 우울하다.......................

눈물이 난다............

괜히 차인거같은 기분이 든다...-_-;;

연락할 방법은 없다...............

다만 전화기를 손에 꼭 쥐고 있을뿐...................................
   그의 휴가. (이어서...) [1] 02/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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