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비도 쬐끔 왔던 그런 구리구리한 날씨 hit : 2431 , 2006-05-13 00:56 (토)

  



먼저 전화가 올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오늘은 하루종일 눈에 안띄게 다녔거든

먼 길로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때로는 가까운길도 먼길로 돌아가라는 옛말 틀린거 하나도 없다.

전화상으로 들리는 니 목소리... 니 친구들 목소리..

"왜" 라고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근데 정말 왜 한걸까? 전화 할 이유가 없을텐데...

물어보니 집에 같이가려고, 근데 니가 안보이더라고. 오늘은 일찍 집에 갔냐고

그렇지. 난 오늘 일찍 집에 왔거든. 중국어 작문할 내용과 영어 작문할 내용을 타이핑 해야되서

할 일이 무지 많았으니까.

한편으론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어제 니가 한 말이 생각나서 화도 났어

되도록이면 니 앞에서는 포커페이스 유지하려고 하루종일 무지하게 뻐겼거든.

뭔가를 말할 때 니가 스스럼 없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난 너한텐 그렇게 못하겠더라. 감정상할까봐.

근데 넌 그냥 얘기하니까. 뿔어있는건 나밖에 없지 뭐.

어젠 순간 감정조절이 안되서 같이 걸어가다가 내가 서버렸으니까.

니가 그냥 조언처럼 한 말인데도 아마 너도 불편했을거야.

근데 참고나서 나름대로 밝게 인사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이미 내 기분은 팍 상해서 바닥에 거꾸로 처박혀 있는거야.

참. 내 기분이란..

어젠 타로점 봤는데 내가 널 편하게 대해야 된다 그러더라..

그리고 내가 많이 참게된다고 그랬어.

몇시간 지나지 않아 알게된건 내가 요즘은 뭐든지 무지 많이 참는다는거야.

참는법을 배워서...

난 전형적인 B형이라 참는거 정말 못하는데. 내 성질 많이 죽었다고도 싶어.

어젠 내가 내스스로 그런말도 했어. 뭔가 가슴한구석이 따끔따금하긴 했는데

보고싶지 않아... 라고 말했거든.

그리고 나도 알고있어. 내가 너 좋아한단거 니가 알고 있다는거.

근데 그냥 모른척 하고 나 손바닥에 올려놓고 반죽주무르듯 니 맘대로 휘두르고 있다는거.

그리고 그거 지켜보면서 웃고 있다는것도..

나도 휘둘리는거 느끼고 있어. 애들이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면 딱히 할말은 없어. 그냥 좋으니까.

오늘 진지하게 한 대화중에 남자친구랑 깨진지 한달정도 된 애가 말하더라.

그 애가 깨지고 나서 다시 사귀자 그랬을때. 그 남자애가 걔한테 떳떳하지 못했고, 자기 역시 그 애한테 떳떳하게 비춰지지 않을 것 같아서 싫다고 거절했대.

솔직히 말하면 난 너한테도 자신없구, 너도 날 자신있게 생각할 것 같지는 않아.

그냥 단지 사실이 그렇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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