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을 맞으며...   미정
  hit : 293 , 2001-01-08 14:27 (월)
짱이의 택시 일기  --  2001.  1.  7                 일요일                  눈 , 눈 , 눈

근무시간 : 새벽 5시 ~ 오후 5시
운행거리 : 333 km
특이사항 : 눈
운행차량 : 02호-EF 소나타
수입액 : 92,000원
입금액 : 75,000원
가스충전 : 30 리터

함박눈을 맞으며...

어두운 일요일 새벽 거리는 인적도 드물고 썰렁하네요.
반가운지 안 반가운지 모르는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눈이라 마음도 설래고 기분도 좋네요.
음악도 크게 틀어보면서 눈을 맞으며 거리를 달립니다.

큰길은 다른 택시들도 많기 때문에 지금처럼 이곳 주택가 2차선 도로를 달립니다.
역시 은평구는 아직 눈에 낮설어 보이네요.  방금 손님이 가자고 한곳이 은평구 였거든요.
역촌동...

눈이 내리기 시작 하면서 길이 굉장히 미끄럽네요.
서행을 해야하는데 오늘 수입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눈이 내려서 택시를 타는분이 더 많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고 거리를 지나갑니다.

일요일 새벽은 밤새 술 드신 사람들이 귀가하려고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술 취한 손님을
첫 시작으로 해서 4~5 번째까지 술 드신 손님을 태우고 모셔다 드렸네요.
어느덧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신당동 떡촌 앞에서 가족을 태우고 이태원을 거쳐 반포대교를 넘어서 고속버스터미널 까지 오게
된거죠.
터미널에서 여자손님 두 분이 타면서 경기도 이천엘 가자고 하시네요.
이렇게 큰 눈이 오는데 고속도로를 나간 다는 것이 왠지 좀...
생각을 해 봅니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사정을 하시는 두 분을 보니 모셔다 드려야 겠네요. 5만원을 받기로 하고 출발합니다.
역시 고속도로도 사정이 심각했습니다.
눈은 내리고 녹아 뭉개져서, 떡이 된 것처럼 거리는 온통 눈으로 범벅이었죠.

그 두 분은 경기도 이천에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데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에서는 차가
너무 늦게 있기 때문에 부득이 택시를 잡은 것이었죠.

달리며 바라보는 눈 내리는 고속도로는 장관 그 차체였습니다.
주위의 산들은 온통 하얗게 변해있고 나무는 눈꽃을 하얗게 피우고 있고 그야말로 환상이네요.
길이 미끄러워 차들은 거북이 걸음을 하면서 가는군요.
애태우는 손님에게는 죄송하지만 차들이 서행을 하는데 어떡합니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휙~휙~ 돌아가서 엔진 브레이크를 잡고 핸드브레이크와 풋 브레이크를 동시에 같이 써서 제동을 합니다.

아주 진땀나는 고속도로였죠.  마치 생명을 건 운전 같은 느낌이 났답니다.
지나가면서 사고차량만 수 십대를 본 것 같네요.
바퀴에 체인을 감는 사람들이며, 차가 눈에 빠져서 못나오는 것도 보이고 정말 교통 대란이군요.

2시간이 걸려서야 경기도 이천에 도착을 해서 무사히 내려드렸답니다.
한숨을 쉬시는 그 두 분은 안전운전 하라고 당부를 하는군요.
눈 속의 풍경을 뒤로 한채 이천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를 탑니다.
오는 시간은 그보다 덜 걸려 1시간 30분 걸려 왔네요.
운전대를 얼마나 꽉잡고 달려왔는지 왼손은 쥐가 날 정도가 되었습니다.

아직도 서울 거리는 눈이 내리고 바닥은 죽이 된 모습들이었죠.
다니기가 불편하고 위험해서 안나온 택시운전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거리엔 택시 잡으려고 나온 사람들이 더 많아 보이고요.
모두 태우고 싶지만 교대시간이 다 되었네요.
4시가 넘었으니 가스 충전을 하고 들어가야 겠습니다.
회사에 도착해보니 역시 출근을 안한 기사님 들이 많은 것 같네요.
물을 부어 세차를 하고 퇴근을 합니다.

유난히 우여곡절이 많았던 하루였고, 사고현장도 여러건 목격했고, 위험스러운 순간도 많았기에 퇴근시간이 고맙게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안전운전 할 수 있게 도와 주셔서요...
아~ 어서 가서 샤워하고 쉬어야지...


                                                                        -- 오늘 짱이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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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08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ㅓ라ㅕ

라ㅓㅏㅏㅏㅓㅗ러ㅛ어ㅛ어ㅏ,,ㅛ아ㅛ여ㅑㅇㅇ5라머걀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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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1.08  글삭제 이글의 답글달기
헉................. ㅡㅡa

직업을 바꾸신거 같으네요 ^^*
님 일기는 느낌이 참 좋아요...
저희집이 역촌동이라서 더 반가웠습니다.

글구...
푸훗.....
위에 글남긴분덕분에 몇분은 웃었더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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