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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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의 일기 -- 2000. 12. 26 화요일 연중 최저온도 답군 돌아가는 길 앞으로 "짱이의 일기장" 이름을 "룸미러에 비친 세상" 으로 바꾸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 사정이 넉넉치 못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운영해 나가야 할 것 같거든요. 그전에 영업용 택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 다시 그 일을 하면서 회사를 운영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무척 가슴 아픈 일이긴 하지만 어렵다보니 다른 생각들을 할 수가 없더라 구요. 광고도 하고 싶고, 새로운 아이템도 개발하고 싶은데 언제까지나 잘되겠지 하고 하늘만 쳐다 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이런 저의 의견을 디디 에게 얘기를 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답니다.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설계사무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생각도 해 봤지만 설계사무소에서 나오면서 다짐했던 생각이 나서 덮어두었답니다. 몸은 피곤하고 운전이 위험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마음의 여유는 있는 일 이라 선택을 하게 되었죠. 그전에 택시를 하게 된 동기는 98년에 회사의 부당한 처사로 인해서 직원들이 거의 대부분 나오게 되었는데 그때는 소송 중이었고 재판이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죠. 설계경기도 많이 안 좋아서 설계사무소 들어가기도 무척 힘이 들었답니다. 관할 고용안정센터에 찾아가 자리를 알아보고 인테넷 구인란을 뒤져봐도 전화할 만한곳이 없었죠. 그렇게 몇 주를 보내니 찬밥 더운 밥 가릴게 아니란 생각에 하게 된 것이죠. 직업의 귀천은 없다고 하지만 보는눈 들은 많이 따가웠던 일도 생각 납니다. 어느 아저씨는 저보고 되게 호통을 치면서 젊은 사람이 이렇게 운전을 해서 되겠냐고 나무라셨죠. 진실이 담긴 말로 충고를 해주시는데 가슴이 많이 아프더라 구요. 혹시 동창이나 만나지 않을까? 혹시 고등하교 은사님 이나 교수님을 만나는 것은 아닐까 하며 학교 근처도 안 갔던 일을 생각하면 쓴웃음이 나오기도 합니다. 내 자신이 힘들 때 누군가가 따뜻한 말이라도 해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죠. 하지만 주위의 친구들은 모두 바쁘고 후배나 선배 동기들에게 자리 좀 부탁해 보았지만 알아보겠다는 말만 있었지 누구하나 전화를 걸어와서 알아봤는데 잘 안됐어 라고 뒤의 일까지 신경을 써 주는 사람은 없더라구요. 좋을 때야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다 친구고 동료지만 막상 어렵게 되고 보니 등을 돌리는 것 같았답니다. 물론 그 친 구들이 저를 위해서 자리를 알아보았겠지만 결과를 얘기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 아쉬움이 남더라 구요. 옛 고사에 이기면 충신이요 지면 역적이라는 말처럼 잘되면 친구지만 어려우면 혹시 돈 이나 꿔 달라고, 자리 좀 알아봐 달라고 말 할까봐 슬슬 피하는 눈치가 몇 사람들에게서 보였으니 얼마나 슬펐겠습니까. 지금 와서 돌아보면 어려운 줄 알면서 전화로 얘기를 했던 저도 그렇고 전화를 못해준 친구도 그렇고 마음만은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 처음 시작했을 때는 많은 생각과 많은 계획을 가지고 시작했었죠 제일 신경을 섰던 부분은 기존회사와의 차별화와 이벤트의 활성화였는데 자금력 부족과 홍보부족, 아이템 부족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같이 시작했던 친구가 좀 더 도와주었다면 이라고 아쉬워 해보기도 하지만 떠나간 친구를 이제 와서 생각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우리 회사의 정회원님들에게는 계속해서 서비스를 약속드리고 더 좋은 모습으로 보여 주기 위해서 다른 직원이 계속해서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하고 있는 일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니 조금 더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디디가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생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되려 제가 디디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 해보자 소리 없는 다짐을 해 봅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딸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푸 념 용혜원 고독이란 것 말야 아직도 사랑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거야 쓸쓸하다는 것 말야 아직도 동행의 여운이 남아 있다는 거야 허전하다는 것 말야 아직도 충만했던 느낌이 남아있다는 거야 괴롭다는 것 말야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찾고 싶다는 거야 포기해선 안되는 거야 아직 이런 감정들이 살아 남아 있잖아 다시 시작하는 거야 더 멋진 일들이 일어날꺼야 다시 시작하는 거야 더 신나는 일들이 일어날꺼야 이제 가야만 한다 최승자 때로 낭만주의적 지진아의 고백은 눈물겹기도 하지만, 이제 가야만 한다. 몹쓸 고통은 버려야만 한다. 한때 한없는 고통의 가속도, 가속도의 취기에 실려 나 폭풍처럼 세상 끝을 헤매었지만 그러나 고통이라는 말을 이제 결코 발음하고 싶지 않다. 파악할 수 없는 이 세계 위에서 나는 너무 오래 뒤뚱거리고만 있었다. 목구멍과 숨을 위해서는 動詞만으로 충분하고, 내 몸보다 그림자가 먼저 허덕일지라도 오냐 온몸 온정신으로 이 세상을 관통해보자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을 때 내가 더 이상 나를 죽일 수 없는 곳에서 혹 내가 피어나리라. -- 나의 친구는 세 종류가 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 그리고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 말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유순 함을 가르쳐 준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은 나에게 조심성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나에게 자립심을 가르쳐 준다. 딩거 (J. E. Dinger) - 오늘 짱이의 일기 끝. 홈 : www.hanealin.co.kr 멜 : hanealin@hananet.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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