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 이 글을 보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은 언제나 선택의 앞에 놓여서는 너무 길게 망설이는게 탈이지. 그 망설임의 기간이 항상 \'너무 길었거나\', \'너무 짧았거나\' 였어. \'적당히 딱 맞게\'라는 건 없었던 것 같아. 그래서 막상 열에 들떠 써놓은 이 글을 앞에 놓고 수신이라는 버튼을 누르기까지 또 여러번 망설이다가 기어코는 보내지 못하고 묻어버릴 가능성도 많아. 그래도 마무리를 지으려는 까닭은 적어도 내 상황을 내 자신조차 정리하지 못하고 뒤흔들리는 상태에 나 조차 질렸기 때문이야. 아마... 조금은 정리가 되겠지.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
\"네가 날 마음에 두고 있는거 알아.\"
나도 노력해봤다고 하면 넌 비웃을지도 모르겠다. \'대체 언제?\'라고 반문하겠지. 너에게 익숙해지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말이야. 네가 나에게 베풀어조는 호의들. 눈웃음. 네가 날 집에 바래다 줄때의 느낌들. 아침에 네가 잡아놓은 자리에서 공부할때의 안락함. 너와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담소들. 그런 모든 것들에 정겹게 되기 위해서 나도 노력해봤어. 하지만 안되더라. 너와 부딪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내 마음대로 네게 길들여지지 않는 것에 부담만 쌓여가. 게다가 그 짧은 순간에 다시 흔들리는 나를 알면서부터는 더욱 그랬어. 난 너한테 내게 있어서 정남이 오빠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 그 사람은 항상 날 힘들게 해. 약한 모습으로 밤 늦게 찾아와서는 결코 자기 속내는 털어놓지 않고, 날 들쑤셔 놓곤 해. 그 사람이 내게 주는 혼란들. 이루어지지 않을 기대들. 결국 난 다른 사람의 입으로 그 사람의 뒤 이야기를 알고는 무너져 버려. 이제는 결코 ... 했었는데, 또 한 번 여지없이 \'카운터 펀치\'야... 하-! 진영이가 아니었으면 끝까지 몰랐겠지. 대체 왜 나에게 거짓말을 했을까...
알겠어, 현희야? 난 너한테 아예 처음부터 기대 자체를 주고 싶지 않아. 내가 아직도 나 자신을 추스리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버렸는데, 네가 날 견딜 수 있을까? 너한테 차갑게 말하고, 차갑게 행동하고 그래도 여전히 날 먼저 생각하는 널 보고 있으면 그 위에 내가 겹쳐. 내가 보여왔던 모습들과 너무도 차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널 보고 있으면 내가 어떤 기분이 드는 줄 알아? 네가 얼마나 힘들어 하고 있을지 알겠다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이해할 수 있어. ... 이해할 수 있어. 그 마음을 알아. 이리저리 찢기다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을 알아. 타인 앞에서는 웃음과 농담으로 넘기지만 그렇게 자학하는 내 자신이 애㉭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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