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 박경리   공개
  hit : 3146 , 2009-07-15 11:31 (수)
눈이 온전했던 시절에는
짜투리 시간
특히 잠 안오는 밤이면
돋보기 쓰고 바느질을 했다

여행도 별로이고
노는 것에도 무취미
쇼핑도 재미없고
결국 시간 따라 쌓이는 것은
글줄이나 실린 책이다

벼개에 머리 얹고 곰곰이 생각하니
그것 다 바느질이 아니었던가
개미 쳇바퀴 돌듯
한땀 한땀 기워 나간 흔적들이
글줄로 남은 게 아니었을까

(박경리, <바느질> 전문)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7.15 이글의 답글달기

박경리 선생이 시도 쓰셨군요.
사위 김지하의 시에 못지 않으시네요.ㅎㅎㅎ

프러시안블루_Opened  09.07.15 이글의 답글달기

IT doctor 닉네임으로 업무용 일기를 따로 쓰고 있는데요
내일 이면 일기쓴지 1년이 됩니다

티아레님 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1년간 써온 700개의 일기가
한땀 한땀 1년의 생을 기워 온 바느질이었네요.
일기가 없었다면 지난 1년간도 넝마였을거예요.ㅎㅎㅎ

티아레  09.07.15 이글의 답글달기

와~ 일주년 축하드려요~~ ^^*
1년동안 700개나요? 대단하세요.
질보다 양? ㅋㅋ 농담이구요,
정말 열심히 사셨나봐요. 일기만 봐도 배부르시겠어요.

"여행도 별로이고
노는 것에도 무취미
쇼핑도 재미없고.." - 제가 이런 사람인데
저도 뭔가 바느질을 해야할텐데 싶어서
뭘 쓰고 적는데 게으른 저도 얼마전 노트를 준비해서
공부하다가 떠오르는 중요한 아이디어들을 적기를 시작했거든요.
전에도 몇번이나 시도했다가 흐지부지 못하고 말았었어요.

블루님, 정말 대단하신거예요.
끈기있게 할 수 있는 비결 좀 배우고 싶네요^^

프러시안블루  09.07.15 이글의 답글달기

프러시안 블루입니다
노트에 적지 마시고 울트라 다이어리에 일기를 써보세요
다른 아이디로..
(울트라는 복수 계정 생성을 허용합니다)

일기가 쌓이면서
돼지저금통 처럼 묵직한 성취감이 느껴집니다.

나중에 검색도 편리하고
퍼온글 갈무리해두기도 좋아요.

직원들에게 영업일기를 써봐라고 전도(?)를 하는데
막상 실천하는 사람은 못봤네요.ㅎㅎ
시작이 가장 중요한거 같아요

티아레  09.07.15 이글의 답글달기

꿈목록을 살짝 봤답니다. 역시 구체적이시네요.
올해는 자격 취득하시느라 바쁘시겠어요.

사실 울트라 다이어리를 시작한건
아이디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보고 싶은 그런 이유도 있었어요.
'비단실'이라고 이름만 붙여놨거든요.

블루님 말대로 업무용으로 다른 아이디를 갖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아요.
일기장 카테고리 분류가 한단계 더 낮은 단계(subcategory)까진
안되는거 같으니까요. (제가 맞나요?)
전 카테고리별 분류(10개 이상)가 필요하거든요.

고맙습니다. 좋은 자극제가 되어 주셨어요.
저 오랫동안 넝마같았거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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