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캡슐..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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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아주 사랑하는 두 연인이 있었다. 둘은 학생이였고 둘은 경제적 문제로 서로의 처지가 많이 힘든 때였지만.. 언제나 자신 보다는 상대를 생각하고 아끼며 둘만의 사랑을 키워갔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서 집 앞 공원으로 갔다. 언덕을 올라 울타리 옆 큰 나무옆에 선 두사람... 남자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더니 땅에 묻기 시작했다. "그게 뭐야?" "응,타임캡슐이야." "타임캡슐..?" 남자는 가지고 온 것을 모두 묻고 그 위에 삼각형의 큰돌을 단단히 박아두었다. 의아해하고 있는 여자에게 다가간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나 저 캡슐안에 내 마음을 넣었어." "...?" "보고싶어도 말이야. 내용이 궁금해져도 말이야. 꼭 3년만 기다려줘.반드시 3년이 지난 오늘 열어봐야해..약속 할수 있지?" 여자는 남자가 꼭 3년이라고 되풀이하는것에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지만 남자를 위해서라도 꼭 약속을 지키겠노라고 말했다. 그로부터 1여년후... 대학을 졸업한 남자는 좋은 직장을 얻어 열심히 근무하고 있었다. 남자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어떻해서든 돈 많이 벌거라면서 그래서 여자를 행복하게 해줄거라고 늘 버릇처럼 말했다. 여자는 대학원에 진학해 있었고 서로 일때문에 바쁘게 지냈지만 둘의 사랑은 여전히 변하지 않고 강렬하게 남아있었다. 비가 많이 오던 토요일 오후... 이날은 둘이 만난지 어느덧 2년이 되던 날이였다. 여자는 남자에게 줄 선물과 둘만의 파티 준비를 해놓고선 남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약속시간이 30분이 지나도록 남자는 오지 않았다. 그때, 여자의 핸드폰으로 전화벨이 울렸다. "네,제가 유지연인데요.어디시라구요?" 여자는 순간 전화를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녀의 손은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여자에게 오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한 남자가 지금 병원에 있다는 것이였다. 여자는 옷도 갈아입지 않은채 밖으로 뛰어나갔다. 서둘러 택시를 잡아탄 여자는 병원으로 향했다. 복도에는 이미 남자의 형과 어머니가 와있었다. "어머님,저 지연이에요." 흐느끼던 남자의 어머니가 여자를 알아보고는 그녀 를 붙잡고 또다시 흐느꼈다. "우진씨 무사하지요?..아무일 없는거지요?.." 찬찬히 묻고있는 여자의 음성은 낮게 떨리고 있었다. "....나쁜 녀석...이 애미보다 먼저 가다니...내가 절 얼마나..." "아,아녜요...그럴리가...그럴리가 없어요.말도 안돼!!!." 여자는 자신을 붙잡고있는 손을 뿌리치고서 병실 안으로 뛰쳐들어갔다. 침대위에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남자의 머리끝까지 이미 하얀 천이 올라와 있었다. 여자는 천을 살포시 내려 젖혔다. 피범벅이 된 얼굴이 싸늘하게 식은채 굳어있었다. "안돼..이럴순 없어..우진씨.눈좀 떠봐요..어서 눈좀 떠봐요..!" 행복하게 해주겠다던 그의 따스한 목소리와 웃음... 여자는 믿을수 없었다. 정신을 잃은채 소리치는 여자를 의사와 간호사들이 끌어냈다. 남자의 얼굴에는 또 다시 도포가 머리끝까지 올려졌다. "안돼. 이건 거짓말이야...이건 아니라구..." 희미한 그녀의 의식 가운데 남자의 시신은 어디론가 옮겨지고 있었다. 이주일이 지난 후... 남자의 장례식이 모두 끝나고 여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직 집안 곳곳에 남자의 흔적이 남아있었지만 여자는 곧 그것을 모두 치울 생각이다. 이젠 그를 잊기로 했다. 추억속에..아픈 기억속에 묻기로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더 편한걸..." 여자는 혼자 중얼거리며 정리에 나섰다. 침대옆에 놓아뒀던 두 사람의 사진... 여자는 한참 동안이나 그것을 바라보다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서 사진을 상자안에 넣었다. 대충 그렇게 짐정리가 끝나고 여자는 잠을 청했다. 지난 이주일간 계속 한숨도 못자고 울기만한 탓에 몸이 만이 약해져 있었다. 그리고 꿈속에서 여자는 남자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조용히 눈물만 흘렸다. 2년이 흐르고... 오늘은 3년전 남자가 타임캡슐을 묻은 바로 그날이다. 아침부터 여자는 분주히 움직이며 준비를 했다. 그녀의 오피스텔은 공원과 떨어져있어 차를 타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오는 길에 남자의 산소도 둘러보고 올 참이다. 2년이 더 지났지만 여자에게는 사귀는 사람이 없다. 남자를 잊겠다고는 했지만 상처가 너무 커서였을까..? 다른 사람을 좋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여자는 슬픔을 꾹꾹 눌러 참은채 그렇게 2여년을 일에만 매달렸다. 사실 2년전 캡슐을 그냥 열어볼까란 생각도 있었지만 남자와의 마지막 약속이였던지라 그녀는 약속을 따르기로했다. 아침일찍 집을 나서 공원에 도착했다. 날씨가 꽤 흐려서인지 사람이 많이 없었다. 여자는 부지런히 나무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3년동안 공원은 조금 변했으나 나무만은 그대로였다. 나무 주위를 한참 살피던 여자는 삼각형 돌을 찾아냈다. 깊숙히 박힌 돌을 빼고 여자는 가지고온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잠시 남자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열심히 삽질하던 모습과.. 돈 벌겠다며 이회사 저회사 면접보러 다니던 일... 첫 월급이라며 목걸이를 사다 걸어주던일.. 이제 여자는 남자 생각에도 울지를 않는다. 너무 오래 견딘 탓일까.. 아니면 이제 눈물이 모두 말라버린 것일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새 모종삽에 무언가가 느껴졌다. 동그란 캡슐을 꺼낸 여자는 심호흡을 했다. 이 안에 무슨 말이있건 난 이제 울지 않을거라 다짐했다. 천천히 캡슐을 돌리자 핑크빛 쪽지가 떨어졌다. 여자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쪽지를 가만히 집어들고는 그만 울고말았다. 다짐을 저버린채 남자이름을 부르며 흐느끼고 말았다. 여자의 손에 주어진 쪽지에는 한마디가 적혀있었다. : : : : : : : : : : : [결혼해줘] 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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