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별 질투 다 들어봤지만, 내가 하는 질투는 참, 내가 생각해도 조금 당황스럽다. 누군가가 깊은 생각을 하면 질투가 난다. 나보다 더 인생을 진지하게 살고 있는 사람을 보면 질투가 난다. 뭐, 나와는 비교도 안되는 학자들에게 모두 질투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 주변 사람들, 내 친구들이 깊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깨달으면 나는 질투가 난다. 그런 생각은 나만 하는 줄 알았는데..하면서.
도대체 뭐가 질투가 난다는 걸까? 어쩌면 나는 내가 생각이 깊지 않다면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세상에서 살아갈 가치가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세상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다른 가치는 찾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즉, 나는 나 자신 자체로서 살아갈 가치가 있으며, 그냥 나라는 이유만으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나는 인정하지 못한다. 내가 살아갈 가치가 있는 것은 깊은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의 에세이나 일기, 짧은 글을 잘 읽지 못한다. 논문이나 서적은 잘 읽지만 그냥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쓴 글을 읽을 때면 뭔가 거북하다. 예를 들어 내 친구가 쓴 소설이라든지, 친구가 쓴 독후감이라든지.
방금 전에도 울다에 올라와 있는 여러 일기들을 읽었는데, 또 질투가 났다. 다들 진지하게 살고 있구나. 나만 진지하게 살고 있는 게 아니구나, 하면서 살짝 비통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뭘까, 이 느낌은? 어째서 나만이 진지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은 다 가볍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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