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un.
  hit : 3054 , 2011-07-10 12:58 (일)

요즘은 아르바이트하고 돈 모으는 데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러고도 방학 끝나면 할 주말알바 생각을 또 한다.

왜냐하면 경제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데에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부모에게 불만이 있어도 경제적으로 얹혀 살고 있어서
내 마음대로 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내가 돈을 벌어서 하니까 내가 뭘 하든 내 마음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져서
행동이 자유롭고 편하다.
그래서 돈을 벌고 싶다.

한 가지 걱정은 너무 현실적인 것만 생각하다가
정작 많은 경험은 하지 못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주변 친구들 보면 친구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가고 그러는데
나는 아르바이트 한다고 일주일 내내 어디 떠나지도 못한다.
가끔 친구들 만나기도 하고 동아리 후배들과 만남을 가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름방학이 되기 전에 기획했던 여행이라든지 경험은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

그냥 아르바이트에만 골몰해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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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렇게 된지 아직 한 달도 채 안됐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잉여로 지내는 것도 아니다.
영어 공부도 하고, 책을 읽는 법도 배워가고 있어서 나름대로 착실하게 보내고는 있다.
하지만 너무 나 자신을 압박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네이버 웹툰 중에 치즈 인 더 트앱이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이 홍설이라는 여대생인데, 내가 너무 그 여대생에 나 자신을 동일시하는 것 같다.
친구를 많이 만나고, 동아리 활동을 하기 보다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인 홍설. 나도 홍설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내 삶을 합리화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중요하긴 하다.
왜냐하면 이제 곧 부모가 이혼하고, 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해왔던 아버지와 따로 떨어져서
살게 되기 때문이다. 매달 양육비로 40만원을 보내주겠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차피 내 동생 교육비로 다 들어갈테고,
엄마 혼자 벌어서는 우리 집 생활비 대기에도 빠듯하다.

그래서 나는 내 등록금, 내 생활비 내가 알아서 다 해야 한다, 이제부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알바, 알바 하고 있는 거다.
물론 경험이 중요하긴 하지만 다가올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스무살의 낭만을 즐기는 것도
지혜롭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놓고
그 생활이 자리잡아 가면, 그때가서 또다시 낭만을 즐기면 된다.

당장 내년부터 학자금 대출 갚아야 하지 않는가?
4년치 몰아서 갚고 싶진 않다. 빚쟁이가 되는 지름길이다.
다음 학기에는 올 A+받아서 장학금을 타야 한다.
이번 학기에는 공부를 안해서 장학금을 못타서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풀로 뛰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앞으로 기회는 많고, 장학금을 타서 조금 여유가 생기면 그 때 여행도 가고 경험도 가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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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번 방학에는 딱히 움직이고 싶은 것도 없다.
여름이라서 비가 너무 많이 오고 덥기도 하고,
아르바이트 하는 데 재미 들렸고, 또 책 읽고 공부하는 게 재미있으니까.
아직은 밖으로 나가서 살갗으로 경험을 하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게 편하다.

이번 여름 방학은 조금 정적으로 보내고
겨울 방학을 동적으로 보내야지.

일단 중요한 건 내년 3월부터 6월까지 갚아야 하는 120만원을 마련해 놓는 것이다.
2학기 때도 학자금 대출 받고, 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 학년부터는 장학금 타자.
그러면 100만원 정도만 내면 되니까 대출 받지 말고 아르바이트해서 모아 놓은 돈으로
등록금 내야지.
자꾸 대출 받아버릇하면 안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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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공부만 하려면 인간 관계 좁아질까 걱정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은 성격이 많이 변해서 사람과 관계를 맺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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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뭘 하고 살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그냥, 그냥 뭔가 계속 알고 싶다.
공부하고 싶고, 지식을 얻고 싶고 경험을 넓히고 싶다.
내가 알지 못했던 것을 알고 싶고 겪어 보지 못했던 것을 겪어보고 싶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생각하게 되어 내 삶의 모습을 바꿔가는 것이 재미있다.

무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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