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변에 한없이 밝은 사...   현실체험기
  hit : 3590 , 2011-09-15 17:24 (목)
 내 주변에 한없이 밝은 사람 하나 있었으면.
 내가 이만큼 어두운데,
 날 좀 지탱해주고 날 이끌어줄 작은 빛이 되어줄 누군가 있었으면.

 어두운 사람이어도 괜찮지만
 서로 어두워 같이 부둥켜 안고 울긴 싫으니까.

 어둠 속의 나를 이끌 사람 하나 있었으면.
 그럼 그 작은 빛같은 사람 옆에서 나도 빛나려고 노력할텐데.
 
 지금 난 어디에도 내 맘 둘 곳이 없다.
 이 세상 어디에도, 이 세상 누구에게도.



 내 속에 있는 이야기를 다 꺼내놔도
 "그래그래.. 잘 견뎌왔어" 라고 내 등을 다독이며 내 편이 되어줄.
 꾹꾹 눌러참은 이야기를 꺼내며 어린아이처럼 울어제껴도
 내 눈물, 콧물 다 닦아주며 내 편이 되어줄.
 

 어설프게 위로하고 이해하려는 사람이 아닌
 그냥 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날 지탱해주고 날 이끌어줄.
 그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사랑이 아니어도 좋으련만.






 +)
 추석이 지났다.
 추석 전날, 시골에 내려가 할머니와 음식을 하고 그날밤 탈이 났다.
 목이 따끔따끔하고 코가 시큰거리는 것이, 아.
 가을감기가 찾아왔나보다- 때맞춰, 늦지도 않게. 가을과 동시에 내게 찾아왔다.

 추석날 아침, 차례상을 준비하며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셨다.
 더운 주방이라, 할머니는 선풍기를 틀었고 거실엔 에어컨이 시원한 바람을 내뿜고 있었다.
 큰집이고, 할아버지가 계신지라,
 수많은 손님들이 왔다가고, 3-4번의 손님상을 치웠다 차렸다를 반복하자
 오후 4시쯤 그냥 뻗어버렸다.
 수고했다고, 미안해하는 엄마에게는 그냥 웃고 넘겼지만,
 그다음날부터 지금까지- 열이 떨어지지 않는다.
 금방 귀체온계로 재봤더니 38.5도.
 콧물이 나고, 코가 시큰거리고, 터져나오는 기침을 막지 못한다

 가난과 기침은 숨길 수가 없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보다.
 참으려해도 참아지지 않고, 되려 더 크게 터져나오니 말이다.
 
 약사인 아빠는 약을 가져다줬지만,
 난 어렸을적부터 약을 먹지 않았다. 내성이 생긴다는 것은 둘째요,
 내 몸 속에 방부제를 넣는 것 같았다.
 온갖 몸에 좋다는 영양제, 감기약, 배탈나면 먹는다는 약, 설사약, 두통약 등등.
 내가 죽어도, 그 약들덕분에 썩지도 않을 것 같다고.
 그리고 주사도 못 맞는다.
 심장이 약한 것도 모자라, 혈관조차 약해서, 채혈이나 링거바늘 하나 꽂기도 힘드니.
 주사또한 오죽하랴.


 배와 대추, 생강을 넣고 꽤 오랜시간 닳였다.
 한잔씩 꿀 한스푼을 넣고서 홀짝홀짝 마신다.
 아.
 빨리 나았으면...
 기침은 그나마 괜찮은데, 콧물과 코막힘은......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엄마닮은 체질 탓이지요. 심장이 약한것도, 기관지가 약한것도, 혈관을 찾지 못하는것도.. 태어날때부터 선천적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알고보니 엄마가 그렇더라구요 ^^..
한없이 밝은 사람은 아마 찾기 힘들겠죠.. 그래도 바램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댓글과 좋은 글들로 힘을 주셔서요. ^^

cjswogudwn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빨리 나으세요.~~~~~알고보니 연약하시네염ㅠㅠㅠ
개인적으로 이 울트라다이어리에 본인 일기들은 좀 어두울지 몰라도 ...적어도 댓글은 항상 밝은 쪽인 거 같습니다. ^^

secret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엇..맞아요 그렇네요...ㅋㅋ 뭔가 향월님만의 에너지인가봐요... 어둡지만 댓글은 밝다는...ㅋㅋㅋ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또잇또잇, 지금껏 달린 댓글 중 가장 기분 좋은 말인데요? 히히.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알고보니 연약... =ㅅ= 맞아요, 킥킥.
만나고보면, 이런 사람이 그렇게 아파? 라는 말이 나올정도라죠.
그래도 나름 유도 3단과 합기도 2단의 유단자 +ㅅ+
감사합니다. 어서 나을께요 !

secret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에고.. 빨리 완쾌하셔야할텐데.. 가만 보면 몸이 좀 약하신거 같아요. 금새 회복하시길 바랄께요!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어서 낫겠습니다.
울다가 참 좋아요- 이렇게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ㅠ
전부 따뜻한 그대들 ㅠ 사탕합니다. 힛.

closer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아이구 ㅠ_ㅠ
저는 겉으로 보면 디게 약해보이는데 잔병치레 조금만 하고 큰병치레 ㅋㅋ 는 안 하고 병원에 입원도 안 해보고 그렇게 자라왔거든요..
근데 가끔 아프면 엄살이 너무 심하고 그런 것 같아요.
크게 아파보질 못해서 그런가..
빨리 나으시길 기도할게요~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나탈리님이 바로 청순가련형!!!!! 긴생머리 휘날리며...;;;
부..부럽... ㅠ

youlike06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저도 혈관이 얇아서 매번 간호사들이 허튼곳을 찔렀다 뺐다 찔렀다 뺐다.
버터플라이?라는 것을 사용하더라구요. 매번 움직이면 혈관터진다고 겁도주고.
얼른 감기가 사라지길! (콧물,코막힘. .. 으ㅠㅠ)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햐. 슬양이 내 기분을 알아주는군요 ㅠ
맹장수술 하는데- 팔에 혈관을 못찾아서 7번 찔렀다 뺏다 반복하다, 결국 제일 아픈 엄지손가락과 손목사이.... =ㅅ= 의사선생님이 찔러주셨다는. (나중엔 엄지손가락이 마비되는듯한 느낌)

thankyou11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토닥토닥.. 괜찮아요? 감기 많이 좋아지셨나요? 응? 저는 신원조회가 추석연휴 때문에 경찰청에서 허가가 나질 않아서 다음주 월요일부터 정식 출근하게 되었어요.. 잘 다녀올께요.. 푹 쉬어야 좋아지시는데.. 많이 좋아지신거죠? 식사는 꼬박꼬박 드시고 하셔야 해요...

向月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핫. 월요일부터 출근하는구나.
신원조회에 뭐... 걸린거 아녀요? 히힛 농담이구.
좀전에 호박죽 먹었습니다. ^^

억지웃음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여름감기만큼이나 가을감기도 무섭지요 ㅠㅠ
요즘 또 일교차가 커서 여름인지 가을인지 모르겠어요... 옷 입기도 애매하고...
약도 약이지만, 역시 민간요법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
기침에는 도라지도 좋으니까 도라지도 달여서 드시구요

제가 피곤함을 많이 느끼고 기초체력이 저질인 편인데...
요즘 꾸준히 홍삼을 먹었더니 피로가 많이 줄었어요........^^
인삼말고 홍삼은 일단 인삼만큼 열성이 적으니까...혹 체질에 맞으신다면
홍삼강추해요~~~~~~^^

yeahha  11.09.16 이글의 답글달기

저는, 제가 이상한건지 모르겠지만...
저 자신이 매우 밝기만한 사람이 못돼서 그런가
아무 걱정 없이 밝게만 사는 사람들을 보면, 괜한 이질감이 느껴지고 해서요.
쉽게 가까워지기 힘들더라구요 ㅠ
물론 크면서 이런저런 성격을 가진 친구들을 가리지 않고 많이 만나게 되긴 했는데,
본능적으로 어딘가 상처를 간직한것 같은 사람에게 더 끌린다고 할까요??
그런데 정말 그럴때가 있더라구요.
밝은 친구 옆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싶을 때.
向月님도 요새 긍정적인 에너지가 필요하신가 보네요..ㅠ
울다에서 이렇게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
아주 조금이나마... 에너지 충전하게 되셨길 바라요!^^

   그녀의 이야기. [1] 11/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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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 1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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