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17 저녁 │ 일기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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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이별을 준비한다. 6년 전, 오래된 친구를 떠나보내야 했던 일, 6년 넘게, 특별한 관계라고, 믿을 수 있는 관계라고 언제나 옆에 있을 것이라 믿었던, 특별한 사람을 마음에서 버려야했던 일들.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정을 주고, 또 잊어가고 그렇게 살아가면서 이별에 무던해지고, 별일 없이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다. 난 평범한 경로 따라 온게 아니라서 이미 졸업해야 했을 시기를 놓쳤고,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고, 조금은 각별하다고 생각되어도, 눈에서 멀어지니, 마음 또한 멀어지는 것이 너무나 당연스러워 져. 그것이 안타깝고, 슬프고... 하지만, 어찌보면 내 마음 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마음 터 놓고 이야기 해본적 없는 이 친구들과 헤어지며 아쉬울 리 없다 생각했고, 크게 마음 준 적도 없고, 심지어 친하다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들과 나의 관계는 그랬다. 친구라고 해도, 남자와 여자 사이의 골이 깊은 건 어쩔 수 없다. 다들 취직이 되고, 또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결국은 뿔뿔이 제 갈길들 간다. 그렇게 어제 만나 헤어졌던 것처럼, 취업걱정으로 수다나 떨고 그렇게 헤어지고, 잠들고 난 다시 나만의 문제거리를 떠 안고 하루를 살아갈 줄 알았다. 사실, 마음 주지 않으려 노력한다 해도 헤어짐이 아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건 이미 시도해 본바 있고 그리고, 마음 속 깊이 반성했다. 어느 노래가사가 그러듯, 최선은 있을 때 잘하는 거다. 항상 그렇 듯, 옆에 있으면 그 존재가 희미해진다. 내가 2년을 헤메고, 방황하고 학교로 다시 돌아왔을 때, 그들 역시 학교로 돌아왔었다. 내가 뒤늦게 공부에 욕심이 나,일년을 더 학교에 남기로 결정했을 때도, 그들이 함께 있었다. 나는, 그걸 모르고 있었다. 짧은거 같지만, 난 3년 동안 꼬박 그들과 함께 학교 생활을 했구나... 결코 짧지 않았구나. 내가 내 마음 한마디 말 한적 없지만, 그래도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야식을 먹고 함께 밤을 새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도, 심지어 이해해야 하는 노력조차 필요 없는 관계였지만. 그래도 함께 있었다. 한번도 그들과 친하다고 생각해본적은 없지만, 그래도, 아는 이 없는 타 과에서 혼자 공부할 때, 그들이 있어서 외롭다는 생각 한번 없이 버티었나보다... 이젠, 이곳 바다 옆 작은 방에 혼자 남았다. 언젠가는 다시 볼까? 지금과 다름 없는 그런 형태로. 다시 만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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