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부모님은 내가 고등학교때 이혼했다.
초등학교때는 아버지의 바람으로
엄마가 죽어버린다고 육층계단에서 뛰어내리려는걸
나와 오빠가 말렸고.
2차적으로 엄마가 약을먹고 죽으려한건 오빠가 막았다.
우리집은 방세칸짜리의 넓지않은 아파트였고,
친할머니 할아버지 엄마아빠오빠 나
6명이 같이살았는데
엄마는 시월드에서 몸과 마음은 항상힘들었던 워킹맘.
그 와중에 남편이 바람났으니..
백번도 죽고싶었을거라는 마음을
이해하게된건 내가 성인이되고
사회생활을 어느정도 하게 된 무렵인 이십대였다.
여튼 어릴때 엄마가 아빠랑 싸우고 죽는다고할때마다
우리는 울며불며 엄마말리느라 새벽동안 잠을못잤고,
엄마를 말리지않으면 죽어버릴까봐
나는 너무 무섭고 힘들어서
할머니한테 좀 말려달라고
울며말했었다.
그럴때마다 할머니는 말하셨지
자고일어나면 다 괜찮아질거다
그러니 걱정말고자렴
그말을믿고 엄마가 약을먹을때 나는 잠들었고
의심이많은 오빠는 끝까지 말렸더랫지.
중학교때는 엄마는 지방에있는 한 휴게소에가서
호떡 토스트 장사를했었고
아버지는 그와중에 채팅의 재미에 빠지셨다.
친구와 대화한다길래
내손으로 직접 아이디를 만들어줬던걸 알고
나중에는 후회했더랬지.
고등학교때는
두분이 싸우다 욱한 아빠는 엄마를때렸고
급기야 가위를 가지고와서 죽여버리겠다고 소리지르는걸
발을잡고 매달렸고 나는 엄마를 화장실로 대피시켰다
얼마나 힘을주고 매달렸는지
다음날 어깨가 무지아팠다.
막상 이렇게 쓰고나니 참 뭐같았구나 싶은데..
또 나름
어릴때 이것들만 빼면 참 행복했던 순간들도많았고,
가족이 화목하다는 생각도 많이했었다.
그렇게 크고작은 싸움은 반복됐고,
엄마는 참다가 이혼을 결심
나에게 이혼하는것에대해 물어보셨다.
엄마가많이힘들어하니
난엄마편이고
이렇게살꺼면 그냥 이혼하라고
쿨한척얘기했는데
밤마다 싸우는소릴 들으며 정말 이혼할까봐
이불에 고개를파묻고
참 많이 울었었다.
자고나면괜찮겠지
자고나면 나아져있겠지..
그렇게 하루이틀이 지났고
학교 수업중에 문자가왔다.
이사했으니 집에올때는 이 주소로 오라는 엄마의 문자하나.
예감은 맞았다
이혼이었다.
처음집에들어갔을때
방 두칸이라 좀 놀랏다.
여기서 오빠 나 엄마
셋이서 살기로했댄다
큰방에서 우리는 셋이 누워자고
좁은 집 덕에 많은 가구를 버렸지만
버려도버려도 집은 좁더라.
그때부터 나는 악을쓰고
보란듯이 성공을 하기로 맘을먹었다.
가족을 버리고 행복을 깨트린 아빠
아빠편을 들어주던 할머니가 미웠고.
이 작은 집에서 벗어나고싶었다.
그리고 그 맘을 먹은사람은 나 뿐만이 아니었다는건
10년이 지나고
오빠가 대기업에 입사하고 난 뒤,
컴퓨터 정리중에 오빠의 자소서를
몰래 읽고나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