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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일기글입니다.
 플라톤병신체  
조회: 427 , 2017-09-26 23:56


요새 웃을 일이 없었다는 걸
한참 떠들며 웃고 나서야 생각했다.
가져온 프로그램의 이미지 분석 알고리즘을 파악하는
과정 중의 논의에서였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는 부분에 대한
하이데거와 니체의 망각 개념으로의 해설
픽셀 개념의 모나드로의 환원
그밖에 잡다하게 나온
패러다임의 폐기와 완료
노이라트의 배에 실린 홀리즘
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들로 한참이었다.

플래텀병신체에 이은 플라톤병신체
라고
이름까지 붙인 화법이다.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시에 하기엔 버겁게 느껴졌다.
오늘은 저런 해프닝이 있기도 했던
VR연구소를 그만두려다가도
금세 설득당해 맘을 바꾸기도 했고,
그런 만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은 한다.

늦은 시간에는 핸드폰 꺼놓고 산다.
우울증 올 것 같아서 세운 나름의 예방책
인데, 오늘은 예외.

대학원 생활에 있어서는
눈치 안 보일 수준을
아슬아슬하게 지키고 있다.
그러자니 생활은
의외로 안 바쁘다.
주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보다는.

한편으로는
세 군데 신인 공모에 각기 원고를 보냈다.
창비어린이, 인간과문학, 내일을여는작가.
그 외엔 쓰다 만 글들만 쌓여가는 것은
많지 않은 그런 일들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 그럴 리 없지.

번역 원고에 출판 의사를 보여 왔던 출판사.
판권 협의 후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한참 연락이 없다.
적정가 한눈에 들어오는 스펙인데
뭔가 다른 문제가 생겼는지.
내일 연락해 봐야지.



몇 년 전까지
나는 내가 똑똑한 편이라고 믿었는데
지금 생각엔 돌대가리가 따로 없다.
물론 어느쪽이래도
마음 쓸 일은 없다.
할 일은 하고
말 일은 말면 그만.
발작적인 외로움도
끌어안으면 그만.

carol   17.10.15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가지 단어의 조합이 가끔 엄청난 공감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걸 보면 세상엔 참 모순이 많은가봐요. "플라톤병신체"라니... "왠지 병신 같지만 멋있어" 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이에요.

글쓴이   17.10.21

'보그병신체'에 이어서 '플래텀병신체'라는 표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름이 비슷한 플라톤을 끌어들여버렸죠 ㅎㅎ 말씀을 듣고 보니, 흘려 넘기곤 했던 '병신 같지만 멋있어'라는 말도 참 이상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