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어깨를 두드리기에 돌아보니
삼각대를 빌릴 수 있을지 물어왔다.
몇 번인가 눈을 마주쳤던 걸 보면
묻기까지 제법 망설였던 모양이다.
몇 장만 더 찍고는 삼각대를 주었고,
어디서 왔는지
뭘 하는지
홍콩에는 얼마나 있는지 등을 서로
누군가 물으면 되묻곤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의 전화번호도.
일행들은 그 사이
나를 두고 사라져 버렸다.
다음날 메시지를 주고받다가는
핸드폰 연결선 사진을 받았다.
보조배터리를 잠시 빌렸다가
같이 주어버렸던 것
저녁에는 흔하게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고
도심지나 바닷가를 걸었다.
술은 혼자 마시게 되더라도
논알콜이라도 권할 수 있던 것을
술을 못한다는 말에 그만두었다.
서투름을 자책하진 않는다.
어느곳에 올 일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그러고 보면 나는
한국에 오게 되면 연락을 달라는 말은
않았던 것 같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문득
내가 찍지 않은 사진이 눈에 들어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