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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30일의 일기  
조회: 471 , 2018-12-30 16:17


어느 목요일에는 워크숍으로 강릉에 가게 되었다. 일정에 맞춰 도착해달라는 당부가 몇 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이른 아침부터 많은 눈이 내리면서, 그 당부는 조심히 오시라는 내용으로, 별 수 없이 대체되었다. 세 건의 작은 사고 현장을 지나서, 휴게소에도 두 번을 들렀다가, 예정보다 두 시간을 늦어서 호텔에 도착했다.

강연의 내용은 키프리스의 사용법이나 특허정보 검색 요령, 최근 등록되는 특허의 추세에 대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검색 실습을 하는 척 둘러보던 인터넷 뉴스 중에는, 혜성이 맨눈으로 보일 만큼 지구와 가까워진다는 기사가 있었다.

어려운 저녁식사 자리와 소란스러웠을지 모르는, 방에서의 술자리. 자정에 가까워서는 다같이 바닷가로 나가기도 했다. 뒤늦게 든 생각은, 그 가까워진다는 혜성이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것인지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것. 물론 방위나 시간도.

한파에 미세먼지가 차단당하고, 아침의 눈발로 먼지들이 함께 가라앉았기 때문이었겠지. 밝은 별들을 가늠해 보면, 정동쪽 수평선에 가깝던 것들은, 뭐였더라? 그래도 남쪽 높은 하늘엔 쌍둥이와 황소 그리고 그 아래의 오리온이 확연했다.

손을 얼려가며 뒤늦게 혜성에 대해 찾아보려다가는,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쏟아지는 날이라는 걸 알게 됐다. 10초, 어쩌면 30초 간격으로 별똥별이 보였고, 그때마다 그것을 본 사람들끼리 호들갑을 떨면, 보지 못한 사람들은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