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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원.태.연.시.사.랑   미정
조회: 1967 , 2001-11-16 16:57


그럴리 없겠지만 한가하시더라도 더 이상은 쓸데가 없어진 옛 기억들이 살아나 그때는 그랬는데 라는 생각이 나시더라도 그저 생각에만 그치십시오.

내가 당신과 헤어지고 어떤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 그렇게 보내지는 시간이 어떤 느낌들로 내 가슴을 찢어 놓았는지 당신은 아무리 깊이 생각을 하셔도 절대로 알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저 그런 이별후의 시간들이었으리라는 짐작은 하지 마십시오.

그때 보낸 내 시간들은 짐작따위로는 절대로 알 수가 없는 이유입니다.

찬바람 부는 날 혼자 한강을 걷는 것보다 햇볕 쬐는 날 백사장을 걷고 있는 맨발이 더욱 시리다는 걸 짐작이나 해보시겠습니까?

그래서 바닷물이 몰래흘려 모은 내 눈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꿈에서나 해볼 수 있었겠습니까?

당신을 많이 사랑했으니 그만큼 울었겠구나 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한 번도 안 울었습니다. 한 방울 눈물도 눈 밖으로 보낸 적 없습니다.

울고 난 뒤 눈물을 내 손등으로 훔치면 정말일 것 같아서... 내가 정말로 당신과 헤어졌을 것 같아서... 마음이 아무리 힘들어도 너무너무 힘들어 흘린 마음의 땀이 넘쳐 눈으로 나오려 할 때 하도 입술을 깨물어 다 터진 입술 때문에 물 한모금 통증없이 넘겨보지 못했습니다.

당신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랐을 거라 생각하지 마십시오.

바라지 않았다면 듣는 즉시 거짓말이란 걸 아셨겠지만 그 생각은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그것보다 더 바란 것은 그 한가지 소원만 이룰 수 없다면 지금 죽으라 해도 세상에 별 미련이 없을 것 같은 바램.. 그 바램을 짐작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모르시겠지요. 당연히 모르고 계셔야지요.

나조차 당신이 내게 다시 돌아와 주시는 것보다 더 간절하게 원하는게 있다는 걸 알고 놀랐으니 말입니다.

꼭 한번만.. 그 꼭 한번이 찰나로 스쳐지는 한 순간일지라도 좋으니 당신과 제 마음이 바뀔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랐습니다.

그렇게 우리 마음이 어떻다는걸, 사람의 마음은 한 번 상처를 받으면 종이처럼 조그만 충격에도 속수무책으로 계속 찢어지게 돼 있다는 걸 알고 살게 해줄 수 있을 텐데.

잠을 좀 자보려고, 잠에서 깨어나면 꿈이었을지 모르니까. 그래, 꿈이길 바래. 무리가 있다면 하루 지났으니까 지난 하루만큼은 덜 아파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거니까.

그거라도 바라면서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어 쓰지만, 안 오는걸.. 잠마저 내 말을 안 듣는 걸 모르시겠지요? 당연히 모르고 사셔야지요.

당신마저 알고 살면 되겠습니까? 나만 알고 살아도 되니까 짐작조차도 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살다가 살다가 불현듯 생각이 나시겠지만 잘살겠지 그때는 그랬지만 지금은 모든 걸 툭툭 털고 잘 살고 있을 거야. 따위의 쉬운 짐작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먼지가 아니니까..

털어버린다고 떨어질 먼지 따위가 아니라 나와 얘기를 만들어 왔던 사람이니까, 없었던 일로 하기에는 너무나 있었던 일인 지난 우리 얘기의 주인공 이니까 잊고 살수 없는 이유가 되는 겁니다.

그러니 살다가 살다가 힘에 겨운 순간이 닥치면 바라겠지요. 잊고 살 수 없는 거라면 잃어버리고 살게라도 해달라고....... 짐작하지 마세요. 그럴리도 없겠지만 그러지도 마십시오.

당신이 짐작할 수 있을 만큼만 아파하고 살았다면 아예 처음부터 아파하지도 않았습니다....

-원태연-

땅아이   01.11.16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아픈 내용의 글인것 같은데 이런 말 해서 좀 그렇지만...정말 글이 너무 감동적이네여. 분명히 자신의 경헙담을 글로써 표현한거 겠지요.
어떻게 그렇게 자신의 감정들을 글로써 와 닿도록 표현을 하는지.
전 글을 잘 못 쓰거든여.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일기는 대충대충 스스럼 없이 쓰는데 학교에서 무슨 독후감을 내라니 글을 써오라고 하면 진짜 몇일을 고민하고 아주 형편 없는 글로만 써지는거 있죠. 이런 점을 보와하기 위해서 책도 많이 읽어 본다고 하는데도 그쪽처럼 멋진 말을 구상해낼 수 없으니....
어디에 또 그쪽인 올린 글이 있을 까요. 읽고 많이 배우고 느끼고 감동을 받고 싶네여. 다 쳐봐야지^^;
아주 잘 읽었습니다. (옆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들려 줬어요^^)
정말 글 처럼이라면 저의 이런 엉뚱한 글로 한번 피식 웃어보기라도 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밝은 쩡이.   01.11.16 "원태연" 은 시인입니다..그러니 당연히 시를 잘쓰죠..시집을 사다 보세요

냉무...

땅아이   01.11.19 저 무식하죠^^;

몰랐어요. 원태연이라는 시인이 쓴건지...ㅋㅋㅋㅋㅋ
현정님께서 가르쳐 주기 전에 저번주 음악캠프를 봤는데 장나라가 노래를 부르기 전에 어떤 문구가 나왔는데 거기서 지은이가 '원태연'이라고 되어 있더라구요. 그래서 알게 되었어요......
완전 무식이 탈로 났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