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산책로에는 사람이 많다.
뛰는 사람들은 모두, 걷는 사람들을 계속해서
이리저리 피해 가며 앞질러 간다.
이어폰을 끼고 있는 사람이 많다.
나도 핸드폰으로 라디오를 듣곤 하다가,
최근엔 아예 빈손으로 나간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헬스장보다 공원이 내게 맞다.
근처 수영장은 시간이 안 맞는다.
찾아 보니, 토요일, 일요일에도 자유수영 시간이 있다.
당장 주말에 수영장에 가겠다는 다짐을 하지 않아도
괜히 즐겁다.
실내용 수영복을 최근에 입은 게 언제였을까.
어딘가에서 락스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오래 입은 싸구려 말고, 좋은 걸로 사고 싶은 마음도 든다.
조금 전에는 사무실에서 쓸 키보드와
집에서 쓸 장패드를 샀다.
키보드는 언젠가 써 보고 싶었던 은축 중에서
저렴한 것 중에서 예쁜 것으로 샀고,
장패드는 책상을 거의 덮을 크기의
당연하게도 예쁜 것으로 샀다.
헬스장보다 공원이 맞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런 시간 때문이다.
헬스장을 가면 괜히 매일 가야할 것 같고
왠지 더 오래 있어야할 것만 같다.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를 듣고 있다.
습관적이던 독작은 오히려
이별의 과정 중에 그만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