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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일기 한줄일기 내일기장
투명 일기글입니다.
 주저리..  
조회: 456 , 2019-09-25 23:40

혹시 내가 일기를 쓰면 나를 아는 누군가가,

이 무한한 인터넷 공간을 떠돌아 다니다가 나를 발견하게 되는거 아닐까.


정말 속마음을 다 까발리는 이 자리. 이 시간.

모든 것들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싶지만.

그저 얼굴 붉히지 않을 만큼만 이야기 하고 싶다. 하지만 될지는 잘.....



**

3년전 5년전 6년전의 일기들을 읽어보았다.

사람들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야기 한다.


그런 발전은...


유감스럽게도


없다.


뭐 어제 하루 사이 죽음직전에 갔었더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노화 또한 서서히 나도 모르는새 이뤄지는 것처럼.

성장 또한 그런거 같다.


10년 전의 나는 10년후의 나를 알고 있었던거 같다.

많은 암시들이 있었고, 10년 후의 나에게 건네는 메시지가 참으로 많았는데.

나는 그 메시지를 먹고 지금도 그 생각들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추가 된 것이 있다면. 신앙인데. 그 위에 내 신앙이 덧입혀졌다는 거다.

근데 그게 어디 신앙뿐이랴.

뭘하든 사람은 기질대로 그 위에 무언가를 덧입혀서 그 색깔을 만들어 낸다.



**

예수님을 믿는 사람에겐. 연단의 시간이 있다고 한다.

높고 높았던 내 마음이 깎이고 깎이어 져서 평평해 졌을때.

온전한 온유한 사람이 되었을때 그 연단의 시간이 끝난다고 한다.


선교사님은 내게 8월이 끝나면 길고 길었던 내 연단의 시간이 끝나고

내게 축복이 온다고 예언해 주셨다.


축 복.


7월이 가고 8월이 왔을때 보니.

이래저래 사건사고가 터지고 일이 그렇게 돌아갈수 밖에 없게끔 하더니.

웬수지간이던 아빠와 나는 함께 사업을 같이 하게 되었다.


아침을 같이 시작해서

우린 아침밥도 점심도 저녁도 같이 먹는다.

그리고 저녁도 같이 먹는다.


그리고 많이 싸운다.

최장 하루 반나절을 침묵으로 어색하게 보낸적도 있다.


짜.증.난.다.

짜.증.났.다.


대체 선교사님이 말씀하신 그 축복은 언제 오는것이야?!

-_-......................_-_


주일날 문득 그런 감동이 마음에 왔다.


네가 좀 더 낮아지고 낮아졌더라면.

이 축복을 볼수 있었을텐데.


내 마음이 높은 까닭에 나는 이것이 축복임을 알지 못했다.


돌이켜 보니 그러다.


우린 물론 많이 싸우지만 함께 있는 시간을 통해서 서로에게 의지하고. 감정적 쿠션 역할을 한다.

상처받는 어떤 상황이 와도 곁에 아무것도 해줄수 없을 지라도 지켜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정말

큰 위로가 되는것 같다.


며칠전 아빠가 말했었다.


혼자서 이 일을 할때는 정말 외로웠어.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과 혼자 싸우면서 일을 해.


참 감사한 일인데. 감사한 일인줄을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