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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일기글입니다.
 짧은 치마  
조회: 493 , 2020-02-06 17:14


1.
며칠 전의 꿈이다.
당신은 아주 짧은 주름치마를 입고 있다.
그것을 나는 당연하다는 듯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치마'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시절의 당신은
한때나마 정말로, 어쩌면,
그런 치마를 좋아했을는지도 모른다.

2.
당신과 나는 많은 편지를 주고받았다.
당신은 내가 쓴 것들에 대해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했다.
여러 번 읽다 보면 '이런 의미일까' 알 것도 같지만
그것도 항상 그렇지는 않다고 했다.
당신은 그렇게 말할 뿐, 내게 어떤 문장을 읽어주며
그것이 어떤 의도나 감정으로 쓰인 것인지 묻지 않았다.

그것은 내가 당신을 사랑한
수많은 이유 중의 하나였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었고
당신을 알던 시절의 나는
당신이 내게 그것들을 물었대도
당신을 똑같이 사랑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