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 나를 이끌어 주기를."
몇 날 며칠을 달아야지, 달아야지.
하면서 내 방 벽에 벽고상 다는 것을
미루고 있다가 이제서야 하게 되었다.
기껏 사 놓은 못이 하필 목재용이라
네 다섯 개를 내리 휘어 놓고 나서야
이전에 박아놓은 콘크리트 못을 새로 뽑아
가까스로 벽고상을 달 수 있었다.
그저 십자가 하나를 벽에 달았을 뿐인데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난 과연 떳떳할까?
그렇지 않다면, 내가 할 수 있는건 무엇인가?
늘 기도드리고 물어보자.
가르침대로 산다는 것이 정말 힘들고 괴롭겠지만, 그럼에도 해야 한다.
나는 내 남은 평생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게 해 달라고 빌었으니까.
그리고 가르침대로 매일을 감사드리며 충실히 사는 것이야말로
분명 내게 주어진 길일테니까.
부디, 신앙이 나를 이끄는 등대가 되어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