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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인생-_-   2002
시원 조회: 1628 , 2002-07-17 05:42
시원하다. 새벽..
안자고 있다가 문득 컴터켰다.
헛짓하려는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단지 인생에 관해 좀 써보려고..
오빠가 목요일에 휴가나온다.
군대가기 전까지 지겹도록 오빠랑 싸우면서 내가 들었던 소리는
나만 옳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된 거라는 거였다.
그걸 나는 이년이나 지나서 깨닫게 되었다.
나는 엄마아빠랑 말다툼을 할 떄도 항상 내가 타당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나불거렸고
내게 무언가 불만을 말하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이 왜 내게 그런 것을 말하느냐를 그 사람 입장에서 한번쯤 생각해보기보다
내가 귀찮았기 때문에 오히려 내 입장을 더 이해시키려고 해왔다.
친구, 동생, 후배에게 충고랍시고 내가 내뱉은 말들은 거의다 좋은말, 듣고보면 옳은 말, 그런 말을 하는 내 자신이 대단하게 느껴지는 말만을 해댔다.
막상 행동으로 옳기는 건 나조차 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그럴듯한 주워들은 말들을 내 경험에 비추어 말했다.
개선의 여지는 전혀 없었다.
이렇게 살다가는 앞으로 살면서 벌이게 될 언쟁은 끝도 없겠다란 생각이 들었고
결혼을 한다면 남편이란 사람과는 대화를 할 수가 없겠다고 생각했다.
것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난 나만을 생각한 말들을 내뱉고 살 것이다.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걸 좋아하는 나인데
이런 가식적인 모습으로는 임시변통밖에 할 수가 없다.
그 사람을 미리 배려해야 서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지을 수도 있고
인간에 대한 존중심을 해치지 않을 수 있다.
좋은 일이건 나쁜 일이건 서로의 생각을 조금만 안다면 원만히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 사람에 대한 쓸데없는 평가나 충고는 하지 않기로 했다.
많은 것이 한꺼번에 변하지는 않겠지만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무언가를 깨닫고 반성한다는 건 그것으로 이미 고쳐지고 있는 것이라 여겨야지
이젠 해가 떠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