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우리 아버지가 내게 유전으로 물려준 것이다.
우리 아버지는 선천적으로 정이 많고 남 참견하길 좋아한다.
남의 일도 내 일처럼 여기고 정의감이 강해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음 일부러 나서서 도울 정도로 혈기있는 젊은 시절을 보내셨던 분이다.
이젠 늙으셔서 만사에 희의적이고 체념적인 모습으로 변했지만 지금도 길가는 애가 싸우고 있거나 경비아저씨가 수고하는 모습을 보면 꼭 말참견을 거둔다.
전에 아버지랑 엄마가 같이 전철을 탔는데 바로 앞에 어느 아가씨가 등뒤에 기다란 머리카락을 붙이고 서있었다.
다른 사람같으면 그냥 지나쳤을것을 아버지는 무심코 그 머리카락을 떼어주다가 엄마의 잔소리를 들었다.
엄마는 요즘같이 험한 세상 멀쩡한 젊은 여자 뒤에서 잘못건드렸다가 무슨 오해받을려고 그런 참견까지 다하냐며 불쾌해 했고 아버지는 그럼 머리카락 붙이고 돌아다니는걸 그냥 보고만 있냐는거였다.
그렇게 우리아버지 정의감 강하고 남 일을 내일처럼 여기고 그로인해 돕는것과 참견하는걸 좋아하신다.
나도 아버지가 길가다 쓸데 없는 참견하고 다니시는게 싫었다.
남의 인생에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판단해서 분노하는게 많다고 생각했다.
미군부대에서 줄곧 근무하셨던 아버지는 미군들이 한국여자들 가볍게 건드리고 데리고 일회용으로 노는것에 무척 분노하셨는데 지금도 길가다가 양키가 한국아가씨 옆에 끼고 다니는 꼴을 못보신다.
그런 아가씨들을 마치 자기 딸인양 안타까워하고 양키들을 저주(?)한다.
울 아버지는 미군들과 오래 생활하면서 미군들과 지내왔기 문에 미군들과 흑인들의 특성과 단점을 너무 잘 알고 마치 크게 데인 사람처럼 그들을 싫어하신다.
난 아버지가 그런 분노를 품는것에 다 지눈에 안경이고 다 나름대로 삶이 있는건데 뭐하러 남일까지 걱정해주나 싶고 아버지의 그런 모습이 싫었다.
난 무척 개인주의를 선호하고 개인주의를 사랑한다.
그리고 자기 세계가 강해서 자폐라는 별명까지 갖고 있을정도이며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친해지는걸 두려워하고 거리감을 둔 관계를 선호하는 차가운 인간인거 나도 안다.
하지만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던가
내게도 남의 일을 내일처럼 느껴져서 참지 못하는 분노에 사로잡혀 고통스러울때가 있다.
쓸데없는 참견일지도 모른다고 수차례 자신에게 가르쳐보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이 날 괴롭혀서 결국 남의 일의 깊이 개입되고 건드리지 않아도 되는 깊은 곳까지 파고 들어 사서 고생을 한다.
한 친구가 잘못된 결혼을 하고 별거하고 바람나고 이혼하기 까지 과정을 지켜보면서 그때마다 난 주제 넘게 그녀의 삶에 들어가 개입해서 그녀를 막았다.
하지만 하나도 내 말대로 한건 없었다.
그게 너무 가슴아파서 힘들었고 그녀도 더이상 나를 반기지 않게 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