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내가 쓴 편지들을 읽어보곤한다..
그때 내맘이 어땟는지 더듬거리며 그 느낌들을 즐긴곤한다...
일기도 편지도..간단한 메모조차도 하는걸 별로 좋아하지않았던 내가
그래도 여러통에 편지를 써온걸 보면 신기하기만하다..
11월29일자 편지만해도 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던것 같다.
쌀쌀한 어느봄날인가부터 사랑을 하기시작하더니...
난 도대체 사람의 마음이란게 어떤건지 모르겠다
조금아까 까지만해도 가슴이 답답해 죽을지경이었는데
한시간이 지난지금은..그런대로 안정을 찾았나보다
난 내가 때로는 둔한여자였으면 좋겠다
머가먼지도 잘 모르고..
이래도 흥..저래도 흥..그러면서
둥글둥글 웃으며 살아가는 여자였으면 좋겠다
지금 난 어떤여자일까..
난 욕심이 넘 많다
모든게 완벽하길 바라는거 같다
사랑도..일도..그리고 순간순간 솔직함에도
순간순간의 인격에도..
그리곤 먼지만큼 작은 상처도
겁도없이 마구 키워간다..
일상생활이 넘 지루하고 재미가없다
내가 하는 모든일에 별 의미가 없고 재미가 없다
사랑에 취해서 모든게 행복하게만 느껴졌던 시간들이 그립다
정말 이 사랑은 없어진걸까
없어져가는 걸까..
어린애처럼 위축되어있다
맛있는걸 마구 먹다가 누군가에게 큰소리로 심하게야단을 맞은 아이가
다시 그 맛있는걸 앞에두고 어쩔줄 몰라하고있는것처럼 말이다..
변해가는건 아닐꺼다
그는 내게 잘못한것도 없고
나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것도 아니니..
단지..난 지금 좀 위축되어있을뿐일꺼다
그사람을 만날때 표정을 살피고 행복해하던 느낌..
모든 손길이 사랑으로 전해오던 느낌..
그가 가는게 너무 싫어 조바심내던것조차 행복이었고
속옷이며 양말이며..챙겨주고 신겨주고했던 그런 느낌들이
지금은 변했다
이제는 삭막함을 느낀다
갑자기 거지가 된 느낌이다.
마음에 황량한기운이 돈다
무엇으로든 바꿔보고싶다.
그와 함께 있을때의 훈훈함이 그리워진다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애틋하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난 그를 더이상 만질수도없고..안길수도없다
그는 그대로인듯하고..
나를 이해해주지 못할것같다..
그래서 말을 할 수 없었지만..
늘 그랬듯이 난 내속을 털어놓는 고약한 버릇이 있다
독이되든 약이되든..바보처럼
이런생각들은 나를 지치고 피곤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