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택시 기사 입니다.
지난 5월21일 새벽 5시 30분 경 !
손님을 뒷좌석에 태우고 (부산 북구 덕천 로타리) 붉은 신호등에 걸려
신호대기중에 30세쯤 되 보이는 한 취객이 무작정 저(54세)의 택시 조수석(운전석
옆)에 승차 하였습니다.
저는 손님이 승차 중이니 곤란하다고 하였으나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디 가시는데요 ?" 하고 여쭤 봤더니
"기사 네는 어디가노 ? 네 가는데 까지 가자. 차비 주께 !" 하면서 제게 동전
600원을 주면서 위협을 하였습니다.나이로 치면 저보다 20살은 적어 보였습니다.
보아하니 술도 취하신것 같아서 시시비비를 가려봐야 소용이 없을것 같아 아무말
않고 운전을 하였습니다.
일단 뒤의 손님을 목적지까지 태워드리고 나서 취객(?)을 원하는 곳 까지 태워
드리던지 아니면 경찰서로 가던지 하려고.....
그런데 가만히 운전만 하고 있는다고 문제가 안되는게 아니였습니다. 그 취객은
제 돈과 소지품이 있는 조그만 가방(메타기 앞에 놓여 있었음)을 들고는
괴성을 지르고 야단이였습니다. 그리곤 그 가방으로 앞에 비치된 택시기사
자격증과 타코메타(택시운행기록기)를 내리치며 야단이였습니다.
그래도 저는 그냥 운전만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어쩔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고
손님이나 운전자를 해치지 않는한 빨리 손님을 모셔 드리고 이 취객(정신 이상자
?)을 처리 해야 되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곧이어서 혼자서 고함을 치고 앞의 자격증케스와 타코메타를 내려쳐
부수고 나더니 이젠 운전하는 저의 멕살을 지고 흔들었습니다.
마침 저는 그때 소란때문에 서행을 하고 있던 중이라 아예 차를 정차시키고
취객의 손을 뿌리치려고하며 뒤에 계신 손님(30대 초반 ?)에게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정신 이상인 취객은 그렇다 치더라도 뒤에탄 손님은 정상인인것 같았는데도
제가 그렇게 위협을 당하며 도움을 요청하여도 꿈쩍도 안하고 쳐다보고만
있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야박할수가 있습니까 ?
저는 겨우 그 취객의 손을 뿌리치고 차에서 내려 112신고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경찰의 도움을 받을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112 신고를 하려는 순간 그 취객은 제 손가방을 들고 미친듯이 차
주행방향과는 반대 방향의 골목으로 뛰어갔습니다.저는 차는 그냥 두고 112신고를
하면서 그 취객을 잡으려 뒷 쫓아 갔습니다.
그 가방 안에는 돈도 조금 있었지만 그보다는 운전 면허증과 연료
티켓,신용카드,공중전화카드,각종 명함,그리고 더 중요한 전화번호가 적혀있는
수첩등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친듯이 신들린 그 취객을 따라 갈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차의
안전조치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얼마간 쫓아 가다가 내손으로 잡는건
포기하고 다른 택시를 타고 되 돌아 왔습니다.
제 택시에 와 보니 그 손님은 택시에 없었습니다. 물론 택시비도
못받았지요.정말 허탈했습니다.그 손님을 생각하니 세상 인심이 이런건가 하고
서글퍼 졌습니다.
저는 곧이어 순찰차가 와서 경찰과 함께 파출소로가서 자세한 신고를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열흘이 다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운전면허증이나 수첩은 되 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이 두서 없는 글을 끝까지 다 읽어주신 귀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 인심의 현주소를 보는것 같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