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작심이 무너지는 싯점이 왔다.
오늘이 4일이니 작심삼일은 어제 까지다.
새해 목표로 가장 많이 세우는 것이 남자는 운동이고 여자는 다이어트라는데 이 두 가지를 다 충족시켜주는게 등산인거 같다.
난 오르막길은 질색이고 몸을 워낙 게으름과 친밀하게 교제시켜 놔서 등산은 역시 반가운 아이템이 아니다.
그래서 자의로 등산을 가본 적이 없다.
다 타의에 끌려 가거나 누군가가 선동해서 뭐 딱히 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서 따라가는 정도였다.
그치만 가볼때 마다 느끼는건 등산은 역시 생활의 유익이며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매우 훌륭한 에너지원인거 같다.
우리동네는 수락산과 도봉산과 불암산이 다 가까이 위치한 동네다.
그래도 그 잇점을 제대로 활용한 적은 별로 없었다.
갈 수 록 생활을 자연에 가까이 두고 자연으로 부터 기를 흡입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자연과 친해지는게 웰빙 이상의 건강 진리라는걸 알아가고 있다.
흙을 밟으며 삼림이 쏟아낸 한숨을 들이키며 커다란 바위가 뿜는 세월의 수호신같은 기상을 느끼는 것 이걸 요 근래 바래 왔다.
자연으로 가고 싶고 자연을 느끼고 싶다.
흙을 꼭꼭 밟으며 점점 하늘과 가까워 질때 나중에 사람을 만나거든 꼭 같이 등산을 와야지 생각했다.
어두 침침한데서 담배연기와 도시 먼지와 더불어 음침한 생각을 키우는 것 보다 밝은 햇빛 아래 하늘의 기운이 맞닿는 강한 땅의 기운을 흡입하면서 건강한 미래를 꿈꾸는게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로의 체력을 테스트하는 건강측정기도 되고 길고 험한 길을 오르내리며 힘과 페이스를 조절하는 능력으로 삶의 마라톤을 뛰는 자세를 알 수 있을 것이며 힘들게 오르다가 내가 기운없어 지칠때 얼마만큼 나의 약한 체력을 위해 자신을 낮춰 줄것이며 이끌어 줄 것인가가 테스트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휴일날 방구석에서 게임이나 하고 저녁때 늦은 술약속이나 만드는 사람보다 건전한 여가를 즐기는 사람으로 인정되고 믿음직스러울꺼 같다.
집으로 돌아와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갔다.
욕조에 레몬향이 나는 오일을 세알 터뜨렸다.
상큼하고 행복했다.
그리고 가만히 나의 사람을 생각해 보았는데 그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처럼 순수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너넷이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싫다.
그리고 다양한 음악을 좋아하고 약간의 연주도 할 줄 알고 유어감각이 있어서 웃길줄도 웃을 줄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민첩하고 마른 체격에 홍대스타일의 옷을 입어도 잘 어울리는 사람이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딱 떨어지는 모델이 있었다.
김c!
목욕하고 나오니 티비에서 김c가 나오고 있었다.
푸헐!~
전직 야구 선수 김c의 활약이 보이자 어릴때 운동했던 사람이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운동하는 사람 특유의 순수함이 좋다.
그렇다고 운동선수는 싫다.
한때 운동을 했었던 사람이면 좋겠다.
만약 그런 사람이 안나타 나더라도 상관없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이 전혀 아닌 사람을 만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난 나자신이 소중한 사람임을 망각하게 만드는 사람은 딱 질색이다.
아니 근데 등산 얘기가 일루 빠졌지.
뭐 일기가 다 그렇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