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을 해버렸다...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친구 옆에서 그 아이와 아주 오랫만에 어렵게 통화를 하면서 나도 모르게 투정을 하고 말았다...
의심하는 성격이 의심을 만든다고...늘 의심하지 말아야지 했는데...
순간 또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그 아이를 의심하고 말았다...
자꾸 이렇게 못 믿으면 안 되는데...
역시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면 조금씩 멀어지게 되는건가...
내일 나와 함께 보려고 영화표 예매를 하고...
오늘 일부러 반일휴가써서 나 만나서 시승식 하려고 했다는 그 아이의 말...
그럼 어제 그리고 이틀 전 삼일 전...그리고 오늘까지...
내내 먼저 연락 한 번 없이 바빴던 말일까...순전 바쁘고 피곤해서일까...
난 고작 며칠을 못 참는 그런 소심한 놈이란 말인가...
이틀동안 집에 못 들어가고 일탈을 했더니 오늘따라 내가 더 구질구질해보인다...
머리카락에 아직 완전히 씻겨나가지 못한 왁스로 부시시한 헤어스타일과...
이틀 째 면도도 안 해 거무스름한 얼굴...초췌해보이는 몸...
휴....
그래도 우려했던 다른 일들이 모두 좋게 마무리지어진데대해 안도할 따름이다...
아....이젠 그 아이와의 일만이 남았는데....
도무지 어떻게 해야할 지...
내가 친구에게 말한대로...서서히 친구가 되려 준비해야할까...
그게 말처럼 쉬울까...앞으로도 계속 만나면서 내 감정을 사그러뜨리는 게 정말 가능할까...
혹시...이젠 뒤늦게 그 아이가 정말 날 좋아하는 건 아닐까...
이것 역시 미련이겠지....
좀처럼 알 수 없는 그 아이의 마음에 설레여야하고 긴장해야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난 너무도 내 사랑을 아프게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아픈 거겠지...
이젠 술도 줄여야겠다...더 힘들지 않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