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레터'의 한장면처럼...
눈내리는 숲속에서 그리운 사람에게 잘 지내냐고
힘껏 소리치던 작은 여자의 뒷모습이...
그런 모습의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점점 커가고 있습니다.
언제나 전 눈내리는 숲속에서
당신을 향해 잘 지내느냐고...
애타게 묻고 있답니다...
눈 오는 날 / 복효근
눈˙이˙온˙다
이렇게 오래된 풍경 앞에서도
살아있음이 두근두근 설레는 날이 있거니
참으로 진부한 이 설레임으로
불러보고 싶은 이름 있어
세상은 그 진창을 잠시 숨겨놓았을 뿐이지만
눈이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눈이 쌓여있는 동안만이라도
그 빛깔로 기억하고 싶은 시간은 있어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나* 잊어버릴
이루지 못한 약속처럼 귀하고 또 가슴 애리게
슬픔 같은 것 부끄럼 같은 것들이
눈으로 내리는가
이제는 오지 않을 날들 위로
이제는 갈 수 없는 길들 위로
아주 옛 것인 듯 처음인 듯 가슴 후비며
눈˙이˙온˙다
사 랑 했 노 라 사 랑 했 노 라 고
진부한 그 설레임으로
살아있음을 편지 쓰고 싶은 날
*소월의 <먼 후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