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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빨간
 언제나 바라는데,   2006
조회: 2534 , 2006-08-26 16:35
언제나 바라는데,



TV틀고 자도 아침에는 꺼져 있기를



불을 켜고 자도 눈 떴을 땐 햇살만 가득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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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가 때  

엄마가 왜 밤마다 TV를 켜놓고 자냐고 물어봤지?

엄마 나는 TV를 켜고 불을 켜고 자도 내가 끄지 않아도 되도록

늘 누군가 있어주길 바랬어

내가 내 존재처럼 켜놓는 것들에 대해  

누굴까 뭐하는 걸까 알아봐주고 다가와주길 바랬어



엄마는 등돌린 채 말하는 나를 보며 외로워서 그런 거라고 말했잖아

(이건 잘 모르겠지만...엄마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어)

근데 나 어릴 때 시장에서 뭔가에 열중해서 한눈팔아버린

나를 두고 엄마가 집에 가버렸을 때

집에 가는 길을 알면서도 엄마가 나한테 돌아오지 않는 것이 해가 져가는 것처럼 확실해졌던 순간.

엄마가 찾아와줄거라 믿고 계속 시장에서 울고 서 있었어

지나가는 사람이 나를 쳐다보고, 태양이 햇살을 콕콕 쏠 때쯤

집까지 가는 길이 엄마인 것처럼 퍽퍽 거리며 집을 찾아갔을 때

엄마가 있는 걸 보고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몰라



왜 나를 찾아와 주지 않았어

왜 나를 찾아와 주지 않았어



내 마음에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오르는 거 보였어?

그러다 겨울 공기처럼 차가워져서 손가락 끝까지 파랗게 변했지

나는 엄마에게 울고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지 않았어

엄마가 왜 이제 오냐고 해서

난 아무렇지도 않게 시장에서 혼자 놀다 엄마가 없길래

그제야 집에 오는 거라고 했지







근데 엄마 그때 울어버렸어야 해

엄마가 찾아오지 않아서 무척 당황하고 버림받은 기분이 들었는데

외면받은 걸 들키지 않으려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어

어렸고 유치했지만 내 마음이 많이 아팠어 많이.



엄마 때문이 아니었는데 그게 마음엔 벽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나한테 관심없으면 나도 관심주지 않고 살았어



응...그래 모든 사람이 나만 보고 살지는 않아 엄마

그래서 나 불도 켜고 TV도 켜놓는거야

내가 손짓하지 않아도 이 불을 보고 누군가 찾아오겠지..



밤에 불을 끄고 잠을 자야 한다는 거 너무 무서워

나를 못보고 가버릴까봐,

내게 오는 사람을 내가 보지 못할까 무서워



가버리면_

엄마한테 안겨 울지 못했던 것처럼 지금도 그래

가위눌린 것 같아

손발을 허우적거릴 수도,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데 말야....


cavatina   06.09.01

공감... 가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좀 있어서... 읽으면서 가슴이 욱신욱신 쑤시네요^-^;

불의나라왕자와물의나라공주   06.09.05

눈물나요 ㅜㅜ 나도 그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