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고. │ 지난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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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11시라고 했다. 나는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 출근하는날과 변함없이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고, 드라이를 하고 옷을 입었다. 근처 가까운 교외로 나가기로 했다. 유명한 맛집에서 밥을 먹고, 유명한 관광지를 다녀오기로 했다. 전통찻집에 들러서 한옥구경을 하고, 가볍게 차 한잔도 하기로 했다. 저녁엔 넌 집에 잠시 들러야한다고 했다. 형의 차와 너의 차를 바꾸기 위해서. 다시 너의 위트를 볼 수 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엑센트 위트. 소울 하얀색은 맘에 안 들어, 까만 위트가 좋아, 라고 말하는 날 보며 너는 한참을 웃었다. 차는 까만색이어야 한다는 고집. 이유는 단 하나, 왁스칠하면 이쁘잖아-. 그러면서 내 모닝은 진한회색이다. 아. 한번씩 까만걸 살껄, 하다가도- 가끔은 파란색도 이쁘다, 싶다. 9시 40분쯤 차를 타고 회사에 잠시 들어가야한다. 연차를 써놨지만, 그저깨 터진 불량件으로 다들 바쁘다. 나도 이틀연속 야근을 했다. 다이어트를 생각한건 아니었지만, 꾸준히 운동하고 스트레칭을 빼먹지 않고 했더니 사이즈가 줄어들고있다. 얼마 전에 새로산 원피스를 입었다. 너를 만날때 입어야지, 라고 다짐하고서 산 블랙미니원피스. 근데, 살짝 허리쪽이 커진 느낌. 오호 +_+ 하면서 좋다며 웃는다. 외관한도 불량도 나고, 치수 불량도 났다. 머리가 아프다. 생산직들은 한도견본을 줘도, 거기에 눈높이를 잘 못 맞춰서 항상 현장에 뛰어들어가 맞춰주곤 했는데, 요즘은 개발팀의 일이 너무 바빠서 그것도 잘 안되니.. 엉망이다. 동료들도 다 바빠서 업체로 뛰어다니고. 그 와중에 협력업체 과장님이 잠깐 들렀는데, 다른 분을 뵈러 온 줄 알았더니 나랑 노닥거리려고 왔단다. 못살아. 밤에 술 한잔 하자고. 요즘 러브콜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 휴. 이 원피스를 입고 회사에 들어가면, 또 많이 아프냔 소리를 들을까봐 ;; 활동량도 많고, 이리저리 부산스럽게 움직여야 되는 업무라, 잘 입지 않는 치마, 원피스인데. 뭐 어때, 오늘 난 쉬는 날이니까! 히. 회사에 잠깐 들어갔다가, 근처에 주차를 해놓고 중간에서 널 만나야겠다. 눈치껏 하자. 붙잡히면 오늘 연차를 물 건너간다! 아자 ! 고개를 돌려 창문 밖 하늘을 보니, 참 흐리다. 넌 꼭 이런 날 내려온다. 비와 함께 오는 날이 더 많고. 바보같이. 다시 콩깍지 쓰러 가야겠다. 많이 행복해하고, 많이 웃고, 많이 안아주고, 많이 쓰다듬고, 많이 사랑해줘야지. 그리고, 나도 많이 사랑받아야지. 충만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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