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리고 새어머니   나의 삶
  hit : 3023 , 2013-06-01 09:48 (토)
어제 새어머니한테 전화 연락이 왔다.
저녁식사 같이 하자 신다. 솔직히 가기 싫었다. 그러나 쉽게 거절 하기 어려웠다.

분주히 저녁식사를 하고 계신 새어머니가 내눈에 곱게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몇일전 아버지 한테서 들은 이야기 때문이다.
새어머니한테 잘 하라는 이야기를 하시다가 아버지가 새어머니가 지금까지 줄곳
20여년동안 그쪽집 첫째 아들이 나 처럼 아직 장가를 가지 않아서 토요일마다 집에 들려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해 주고 있다고,  그런데 나한테는 전화 연락은 커녕 내가 전화를 가끔 하거나
명절때나 가족 생일 때만 모이는게 다였다.

 솔직히 나도 우울증에 시달려 있다보니 남을 챙기거나 돌볼 여력은 없었지만
 새어머니가 밉다기 보다는 서운했다는 표현이 적절 할 것이다.

 어버이날에 아버지와 함께 오신 새어머니와 인사도 대화를 하지 않았다.
 본인도 배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라 마음처럼 쉽게 품을 수 없으시겠지만
 내 앞에서는 언제나 잘 챙겨 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시기에
 나는 속으로 동대문에서 옷장사 하시면서 경제도 안좋와서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에
 오히려 고마워 했었는데....

  서운한 감정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 하게 했지만.
 그래도 그런 감정적인 태도로 인해서 새어머니를 내가 서운하게 만들면
 오히려 내가 속 좁은 사람일것 같아서 저녁식사를 하러 간 거였다.

 그러나 늦게 들어 오신 아버지는 느닷없이 왜 사람이 왔는데 처다만 보고 인사를 안하냐고
 화를 버럭 냈다.  방금전 전화 통화를 해서 인사를 안한 건데....

 가슴속에서 부글 부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버지를 용서 하고 이해 하고 있다고 생각 했지만, 아직까지도 비인격적으로 내게 아무렇게나
 자식이니까 아버지인 내가 화 나가 짜증나면 내가 어떻게 느끼든 상관 없이 자기 속이 플릴때까지
 둘째 아들인 나한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는 게 싫다

 내가 얼굴이 일그러 지고 눈빛이 변하자 아버지는 가족끼리 뭐 그럴수도 있지 않느냐
 아버지가 자식한테 그런 말도 못하느냐 고 했다.
 
 당연하다 자식이 잘못 하면 가르쳐 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그러나 그것이 상대방이 듣기에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듯이 인격적으로 훈육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버럭 화를 내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 처럼 비인격적으로 내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보면 참기 힘들다

 새어머니가 부자 지간의 냉기류를 직감 하시고 저녁식사를 하자고 하셨다
 그러나 또다른 문제가 우리에게 남아 있었으니 그것은 술이다.

 나는 마시기 싫다고 사양을 했지만 극구 같이 막걸리를 마시자고 하셨다
 그리고서는 이번엔 새어머니가 내게 자신이 서운한 마음을 내게 쏟아 내셨다

 왜 어버이날 모임때 본인에게 인사 안하고 한마디 말도 그리고 생일날 전화 한통 안했냐고
그래서 나도 솔직히 술김에 말을 했다 새어머니가 싫어서 그랬습니다.
 
 본인의 아들은 매주 토요일 마다 가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하시면서
 똑같이 혼자 사는 저에게는 왜 그리 무심하게 대하셨나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 질것 같아 간추려서 쓰자면
 새어머니는 아버지와 자신이 자식들에게 했던 잘못을 용서하고 이해해 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러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였다
그럼 기억에서 잊어달라고 하셨다.

아니 어떻게 생생하게 마치 어제 일처럼 한시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날 괴롭히는 사실을
잊어버리라는 것인지?  잊고 싶어도 가슴속 깊이 뼈속까지 사무치게 박혀버린 아픔을

내 앞에 있는 어머니를 돌아가시게 한 원수 같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이때다 싶게 15일 만에 아버지를 따라와서 앞으로 새어머니 될 사람이라고
소개를 시켜주고 본인들 좋자고 양쪽 집안 자식들 입장은 생각해 보지도 못하고
서로 좋와서 살아와 놓고서는 부모니까 어른이니까 자식인 니가 용서 하고 이해하고 잊어버리라니

미안하다 잘못했다  그말을 내게 하기가 그렇게도 어려운 걸까?

그래서 내가 대답했다 용서하고 이해할 수는 있지만 잊혀지지는 않고
내 가슴을 치면서 가슴속 깊은 상처로 남아 있다고 했다

아차 싶었다. 술을 마셔서 절제가 안되고 속깊은 이야기를 쏟아내고 말았다.
급히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는데 새어머니가 반찬을 내 주시려고 했다

이것 마져 거절하고 나오면 자식으로서의 도리가 아닌것 같아 받아들고 나왔지만
언제나 어버지 집에 가는건 내게 곤혹스럽고 스트레스 받는 일일 때가 많다.

아니다 어찌 아버지와 새어머니 한테만 나쁘다고 할수 있겠는가?
사람이란 존재가 자신의 허물은 감추기 위해서 다른이의 허물을 들춰내는 존재 아닌가??

나 역시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다.
술 때문이라고 말하기에는 내 평소 아버지와 새어머니에 대한 쌓인 감정과 아픔이 너무 많은걸..

어느 순간 아버지 처럼 행동하고 있는 내 모습이 싫었다.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14/03/15
   흘러가는 시간 속 다시 시작된 삶 [1] 14/02/26
   곰 아주머니 이야기 ^^;; 13/07/09
-  아버지 그리고 새어머니
   형에게 보내는 편지 13/05/21
   이별을 준비하는 내 마음에게 13/04/30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살아지는데로 생각한다 [2] 13/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