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래 참 오랜 만에 일기를 쓰는구나...
작년 6월에 쌍문동에서 이곳 외국어대학교 역 근처 이문동에 이사를 와서 살게 된지도 8개월 째라니 ...
얼어붙었던 겨울의 추위 사이로 앙상하게 메말 랐던 나무가지에 조금씩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여린 잎사귀들을 바라 보며
내 삶에도 그동안의 가슴속 아픔들이 긴 방황의 시간을 지나 오면서 이제는 거의 아물어 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새로운 직장을 다니고 있다. 이촌역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전기실 집에서 그냥 쉴때는 참 시간이 더디게 가더니 회사에 출근을 해서 하루 종일 일을 하다 퇴근 시간이 되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기분 좋아진다
샤워실에 가서 흘린 땀을 씻어 내고 퇴근 준비를 할때가 가장 즐거운거 같다. 새롭게 만난 동료 들과도 즐거운 마음으로 농담도 하고 함께 일한 뒤에는 수고 했다고 인정하는 말도 해주고
움츠렸던 내 마음과 영혼이 봄의 따스한 햇빛을 기다리며 기지개를 펴고 있다. ^^;; 많이 외롭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긴 터널을 잘 견디고 빠져 나왔다. 그만큼 나는 인생이라는 시험 앞에서 다시금 한뼘 성장하고 삶의 나이테를 얻었다.
내가 느끼고,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고, 이해 할수 있고, 품을 수 있는 것들이 훌쩍 넓어진 것 같다.
만약 내 주위에 나와 비슷한 아픔과 문제를 만난 이들이 있다면 그들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함께 아파해 주고 응원해 주고 용기를 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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