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끝이 올거라는 두려움에 맘 졸이고 살았던 하루하루가 이제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누굴 위해 살던 무엇을 하기 위해 살던...이제 난 그 많은 선택에서 벗어나 나를 선택하려고 한다. 살면서 운명이란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다지 다르진 않지만 작은 깨달음이 있었다. 바로 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없이 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그럴 수 없었다. 얼마나 나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지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 동안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늘 누군가를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살고 있다고 생각 했었다. 하지만....그건 그저 가식과 그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것에 불과했다. 결국 최종의 기로에서 난 날 선택했다. 미안하고 고통받았던 그 사람이 잘 살았으면 하는 마음은 그저 핑계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 사람이 이제 더 이상 고통 받고 살지 않는다는 것은 나와 함께 살지 않는 것이다. 결국 바뀌지 않는 사실들을 이뤄질 수 없는 작은 희망과 바꾸기에는 너무나 큰 삶의 한 부분과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이상하지...그런 날 잘 알고 있으면서 왜 그런 선택을 하며 그 사람을 내 곁에 두려고 했을까...아마 그 사람이라면 어떤것도 바라지 않고 열심히 그 사람을 위해서 잘 살 수 있다는 지키지도 못할 허황된 꿈이였기 때문이었을까...한치앞도 한치뒤도 보지않고 나만 생각하며 선택했던 나의 삶은 나만의 삶은 아니었던게 분명하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고 그런 나의 선택들이 많은 사람들의 선택과 연결되어 있음을... 이젠...난...마지막 심판대에 올랐다. 그리고 이제 선택을 하려고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메트릭스라는 영화이다. 주인공 네오는 늘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결정한다. 그게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고 있지만 끝내 선택하는 일들은 늘 위험한 선택이었다. 그 선택의 결과를 벗어날 수 없었지만...그는 세상을 바꾸고 말았다. 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선택을 피했다...난 네오와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 난 그다지 용기있고 날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이제...난...그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준비가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잊어야 하는 것을 억지로 잊지 않겠다. 생각하기 싫은 생각을 막을 생각도 없다. 나의 준비는 이런 날 받아들이는거다. 드디어 난 날 나로써 받아들이고 누구에게도 내가 나임을 완전히 받아들이게 됐다. 너무 사랑한다...하지만 이제 더 사랑이란 말로 당신을 고통속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인것 같다...이토록 부족하고 교만했던 난..더 이상 당신을 혼란속에 빠뜨리고 싶지 않다. 이제 나의 인생을 살아보려고...가족에게서 사람들에게서 난 날 살고 싶다. 한가지...한번도 진심이 아닌적은 없었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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