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이별   그대여
  hit : 1856 , 2014-05-09 01:32 (금)
낮익은 번호로 문자가 왔다.
how are you

너다
오래간만이지만
반갑지만은 않는

오래 전 그날에도
사랑이 번개처럼 온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갓 무친 김치처럼
첫 맛은 아삭함으로 즐기고
익어가는 대로 깊은 맛을 느끼는 거라고
사랑은 좋은 감정으로 시작해서
조금씩 키워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너는 아니었나보다.
태풍에 휘어지는 가지처럼
흔들리는 감정에 휘말려
자신을 내던질 수 밖에 없는 것
너에게 사랑은 어쩌면
자연재해 같은 것이었나보다.

도둑처럼 슬그머니 스며든 마음에
천둥이라도 친 듯이 화들짝 놀라서는
어쩔줄을 몰랐던 것은
나도 너도 마찬가지었을텐데

서로 마음을 확인 했다고 생각한 때부터
우리의 언어는 너무 달랐고
감정의 균형추는 급격히 기울었고
나는 네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내가 떠나고
너는 매달리고
매달리다 못 해서
온갖 나쁜 말들이 나올 즈음에
문자고  전화고 차단하고
그러면 다른 번호로 전화하고
번호 지운채로 나쁜 문자들이 날아오고

한동안 잠잠하다
친구로라도 지내자고
힘들때 푸념할 친구 하나 없다고

두어번 연락하다 보면
서서히 잊혀질거라 믿었는데

몇번의 욕설과 몇번의 차단과
몇번의 잠수로 보낸 시간이
햇수로만 삼년이다.

어쩌면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저 어찌 사는지 궁금해서


싸움으로 흘려보낸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이제는

끝나지 않는 이별이 끝나야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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