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병상일기 쓸듯.   지난 이야기
  hit : 3375 , 2014-07-03 22:47 (목)
내일, 4일 금요일 세브란스병원에 간다.

췌장의 문제가 아닌,

오랫동안 달고다닌 나의 부정맥때문에..





소화가 되지않아, 간신히 죽을 먹고

꾸역꾸역 약을 먹으니,

당신은 내게, 내일 병원 갔다올 수 있겠느냐, 묻는다.

나는 애써 웃어보이며 괜찮다고 말한다.



다시 피검사를 해서, 내 췌장암 수치가 올라가고

또 CT에서 봤던것이 확실하다면.

수술이 가능한건지.

내가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것인지..

부정맥으로 수술대에 누우면

급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또 그런 사례들을 봐와서,

내일은 교수님께,

만약 큰수술할때 내가 괜찮을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려한다.





당신은 이제 고기,술,간식은 안된다고 잔소리한다.

앞으론 두부,나물,야채 등 몸에 좋은 것만 먹으라며,

산채비빔밥 먹자, 버섯전골 먹자, 더덕구이 먹자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우리 같이 치맥 먹은지가 꽤 된 것 같다.

튀긴거라 안돼! 하는 당신에게

오븐에 구운 치킨은? 하니

눈을 찢어 날 본다.





술을 자주 하는 당신에게 헛개열매진액 한상자를 줬다.

아는 지인이 하는 건강원에서 믿고 맡겨 짠 헛개진액.

당신은 너나 먹으란다.

췌장과 간이 붙어있어서 영향을 받는다고,

헛개는 간에 좋으니 나더러 먹으란다.

괜찮아- 당신 먹어, 아침에 한포씩 먹어.

내 손을 잡고 흔든다.



내일 병원 잘다녀오고, 별 일 없을테니까 걱정말고..

응, 심장때문에 가는건데,뭐. ^^ 지금껏 잘다녀왔잖아.

응.. 일찍 자, 알았지?

응.









살고싶어서 이리저리 좋다는걸 알아보다가

또, 바둥대며 살고싶지 않아 포기했다가

왜 내가, 라며 화가 났다가.





죽음도 삶도 슬퍼서, 눈물이 난다.





tops  14.07.03 이글의 답글달기


그 언젠간 울다 정모를 하게되는 날이 온다면

꼭 한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던 향월님 ..

어린시절 학교 내에서 가장 인기많고 재주많고 돋보여서

친해지고 싶고 다가가고 싶지만

소극적이고 부끄러움 많은 수줍은 성격탓에

선뜻 다가가지 못해 마음에만 간직했던 친구의 느낌을 가진

울다 속 내 마음의 친구같은 ...

향월님 꼭 건강해지길 ..

많이 건강해져서 울다 연말에 정모하게되면 얼굴 봐요

스트레스받지 않도록 힘든일 당분간 다 내려놓고

오직 건강해지는 것만 생각해요




向月  14.07.03 이글의 답글달기

감사합니다. ^^
잘웃고 또 잘먹고 운동하고, 면역력도 키우고
좋은것만 생각하면서.. 견딜께요.
나의 울다,고마운님들♥

프러시안블루  14.07.04 이글의 답글달기

정모해도 향월님이 오실거같진 않지만..ㅎㅎ
그래도 올핸 첫정모 한번 하죠...

저도 퇴근길 전철안입니다.
매번 12시를 넘기네요..
살아있을땐 최선을...

向月  14.07.04 이글의 답글달기

어머나. 전, 정모.. 굉장히 좋아합니다-ㅎ
지방살아 좀 먼곳이면, ㅠㅋㅋ..
새아침이 밝았어요, 좋은날되시길.

볼빨간  14.07.04 이글의 답글달기

구름에 가리긴 해도 달이 없는 밤은 상상할 수 없어요...

向月  14.07.04 이글의 답글달기

예쁜말씀, 감사합니다. ^^

흐림없는눈으로  14.07.05 이글의 답글달기

정말 올만에 다이어리에 들렸는데 향월님의 일기장을 우연히 보다 공감이 많이 가는 내용들이 많아 하나둘 계속 읽게되네요 ....
꼭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화이팅보냅니다~~

向月  14.07.06 이글의 답글달기

감사합니다.
예쁜 이야기들을 쓰고싶어요. 저의 일상이지만, 다른이의 일상이기도 하지요..^^
자주 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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