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배우는 마음으로.   합니다.
  hit : 2052 , 2015-06-29 02:53 (월)


처음에는 딱 3개월만 고생하고
안정적인 수익원을 만들어 놓은 뒤, 
마음 편하게 배움의 시간을 갖고자 하였다.

정신없이 1년 6개월 여 시간이 지났고 이제 안정적인 수익원이 생겼다.
그러나 마음 편하게 배움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

현금 흐름이 조금 생기나 싶더니 그 액수가 갑자기 커졌다.
넘어지면 겉잡을 수 없다는 부담은 내게 일말의 여유를 허용하지 않았다.
1년 전의 100배의 현금흐름이 처음에 조금 어색했는데 금방 익숙해졌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앞으로 딱 2년만 더 고생하자, 그리고 자유를 얻자.'
라는 마음으로 한동안 일에만 열중하려고 했다.

그러나 배움이 결여된 삶은 내게 지속적인 힘을 가져다줄 수 없었다.
되돌아보면 이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상황에 처하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모든 것들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대했기에 어렵고 힘들어도 지치지 않을 수 있었다.
과로로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업무량에 코피를 흘리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근래들어 수익은 안정적으로 나오지만 일 자체에서의 새로운 배움은 크게 줄었다.
지난 시간동안 다져온 것을 이제 풀어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크게 새로운 일이 없는 만큼 크게 어려운 일도 없다. 그저 열심히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일이 이렇다보니 이 짓을 내가 앞으로 2년동안 반복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요즘 왜 이렇게 잠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은지,
땡전 한 푼 벌지 못하면서 삽질만 할 때에도 즐겁기만 했지 지친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왜 요즘은 돈을 잘 벌면서도 예전만큼 즐겁다는 느낌보다는 지친다는 느낌이 많이 드는지 몰랐다.

더 이상 이렇게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모든 것을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지금 이 시점에 내 삶을 위해 해야할 일과 회사를 위해 해야할 일을 나눠봤다.

나는 일단 배워야 한다. 배움. 어떤 루트로 무엇을 배우든 크게 중요치 않다. 그 날 그 날 손이 가는대로, 주어지는 대로 배우고 싶고, 배워야 한다. 아직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회사는 일단 자리를 잡아야한다. 이제 막 현금흐름이 생겼다고 안심할 수는 없다. 올해 말까지 최소 5개 정도는 지점을 늘려야 한다. 막연하게 10개, 20개를 만들고 후속 투자를 유치해서 판을 키우겠다는 생각은 개나 줘버리고, 시스템 안정화에 집중해야한다.

그렇다면, 지금 지점을 하나씩 늘리면서 간간이 듣고싶은 강의를 듣고, 읽고싶은 책을 읽으면 된다. 
어떻게든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고민하던 시간만 아끼더라도 공부할 시간은 충분히 나온다.
2년 고생해서 돈 벌고, 그 돈으로 편하게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5년간 차분하게 공부도 하면서 사업도 키우면 된다. 이게 회사와 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배움을 통해 얻는 내 삶의 만족감을 모두 포기하고 회사의 성장만을 위해 살 수는 없다.
다른 모든 이유를 떠나서 굳이 그렇게까지 살아야할 이유가 없다. 
애초에 돈을 벌겠다고 사업을 시작한 게 아니었다.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나는 배움에 시간을 투자할 계획이었고
그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래서 나는 이제 균형을 찾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배부른 상황이니 이렇지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른다ㅋ.)






일체유심조.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내 마음이 변하니
모든 것이 변했다.

그림자  15.06.29 이글의 답글달기

본받고 싶은 삶이네요..

질주[疾走]  15.06.29 이글의 답글달기

서초동님 일기 정독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어요.
근데 저는 배움의 즐거움이나 그런 쪽으로는 영~ ㅋㅋ;
배움에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게, 제 입장에선 신기하기도하고 참 부러워요-!

봄여름  17.09.04 이글의 답글달기

2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같은 고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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