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사색 (이문열) │ 2015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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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 할아버지들. 우리들 옛 정신의 권화, 은성(殷盛)했던 시절의 흰 수염 드리운 수호부(守護符). 춘삼월 꽃 그늘에서 통음(痛飮)에 젖으시고, 잎지는 정자에서 율(律) 지으셨다. 유묵(儒墨)을 논하실 땐 인간에 계셨지만 노장(老莊)을 설하실 땐 무위(無爲)에 노니셨다. 당신들의 성성한 백발은 우주에 대한 심원한 이해와 통찰을 감추고 있었으며, 골 깊은 주름과 형형한 눈빛에는 생에 대한 참다운 예지가 가득 고여 있었다. 지켜야 할 것에 엄격하셨고, 노(怒)해야 할 곳에 거침이 없으셨다. 한 번 노성을 발하시면 마른 하늘에서 벽력이 울렸으며 높지 않은 어깨에도 구름이 넘실거렸다. 그런 당신들을 우리는 모두 존경하였고, 그 말씀에 순종했다. 아침에 일어나 절하며 뵙고, 거리에서 만나면 두 손 모았다. 주무실 때 절하며 물러나고, 길은 멀리서부터 읍(揖)하며 비켜섰다. 그러나 이제 그런 당신들은 모두 사라지셨다. - 이문열, 사색(思索) 중에서 -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580) this.width=580;" onclick='return openTopSBX(this.src);' >580) this.width=580;"> 1. 인간이 지녀할 품성들, 예컨데 어짐, 현명함, 맑음, 깊음, 제때의 분노 같은 것들이 나이와는 전혀 관계없다는 비밀을 알아버린후에도 본받을 어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어른됨을 생각할때마다 어떤 구절이 조건반사처럼 떠올랐는데 그게 이문열의 글이라는 확신과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에 실렸을거라는 추측만 있었다. 오늘 구글링을 통해 마침내 그 글을 찾았다. 당연히, 왜 그동안 "이문열,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구름, 노니시고 "라는 검색어 조합이 실패했는지 비로소 알았다. 읽은지 20년도 넘은 <사색>의 한 구절이 오래동안 나를 괴롭혔구나. 2. 지독하게 아름답다. 작금의 문단에 이런 만개한 고어체 리듬을 만들 수 있는 이가 이문열외에 또 있을까? 부일(附日)이 미워 서정주를 부정하는 순간 한국시의 정원이 황량해지듯 보수성이 싫어 이문열을 외면하는 순간 한국 소설이라는 책장의 한귀퉁이가 텅 비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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