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에 대하여... │ 201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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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 결국 '포퓰리즘'이다. 이럴 수 밖에 없다. 정치는 대중을 향해, 아니 대중에 의해 이뤄지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대중은 '미래'도 원하지만 결국 '현재'의 만족도 원한다. 이때 포퓰리즘은 '마약'이다. 의사가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 수술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활용하느냐, 환자를 잠재우고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활용하느냐... 현재 야권에 진짜 문제는, 과거 노무현같은 '포퓰리스트'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안철수는 포률리스트가 아니다. 그는 철저히 엘리트주의자다. 표가 생길 것 같아 대중적인 제스처를 취했을 뿐, 손학규처럼 움막짓고 막걸리 마시는데 누가봐도 아니라는게 티가 나는 것처럼, 태생부터 엘리트일 뿐이다. 누구 말대로, 골수에 사무쳐야 한다. 눈빛이 이글이글 타는게 있어야 한다. 노무현에게는 그것이 있었다. 그걸 드러내야 한다. 미국에 세 가지 불만집단이 있다. 흑인의 불만, 여성의 불만, 그리고 백인 하층민의 불만. 힐러리는 셋 다 어정쩡하게 가져갔지만, 트럼프는 셋 중 백인 하층민의 불만을 확실하게 자기 편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이겼다. 그들의 상처를 정말 치유해준다면 훌륭한 의사로 남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사기꾼'으로 평가되겠지. 관건은 그들의 불만을 정확히 보고 대변해줬다는 것. 노무현의 포퓰리즘적 정책들은 많다. FTA, 이라크 파병, 삼성 지원 등등. 이런 방법으로 한국인의 오랜 질병인 식민지 열등감을 상당부분 치유했다. 이명박이나 박근혜처럼 안에서는 군림하지만, 밖에 나가서는 온갖 호구잡히는 짓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런데, 이제와 정작 친노라 주장하는 좌파들은 죄다 틀려먹었다. 일단, 그들은 반 대중적이다. 엘리트병에 걸려 있다. 게다가 겁도 많다. 원래 노빠는 사회 각 분야에서 자신이 실력만큼 대접을 못 받는다고 믿는 무리다. 학벌이 없어 승진을 못했다는 대기업 사원 중에도 있고, 빽이 없어 승진에서 미끄러진 공무원 중에도 있고, IT로 도전해 보려는 젊은이 중에도 있다. 가슴에 에너지가 있고 패기가 있는 광범위한 열혈세력이 노빠다. 그렇게 정치에 소외된 대중을 전면에 끌어들여 세력화했다. 판을 깨고 룰을 바꾸고 정치지형을 변화시켰다. 호남 vs 영남, 부자 vs 빈자, 통일 vs 안보 같은 조중동 프레임을 깨고, '엘리트 vs 대중'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으로 승리했다. 이걸 지금의 야권 좌파들이 완전히 놓치고 있는 거다. 트럼프가 백인 하층민의 '좌절감'이라는 리스크를 겉으로 드러내게 한 것처럼, 정치는 원래 이렇게 '대중영합'으로 간다. 리스크가 은폐되는게 더 문제다. 한국은 '청년의 좌절', 인구감소라는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그게 이번 총선에도 드러났고, 또 이번 전대미문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단초가 되었던 '이화여대 사태'에도 드러났던거다. 근데, 10년 전에는 노인자살률 1위라는 '은퇴 리스크'가 느닷없이 등장해 발목을 잡았다. 한국의 노인은 경제활동이 적어지면 부동산 투기로 몰리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노무현은 젊은이를 위해 투기를 막았다. 그래서 한국인들이 이명박을 찍은거다. '청년의 좌절'이라는 잠복한 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운 정치인, 정당, 세력은 아직 없다. '헬조선'이라는 표현은 SNS에서 자생적으로 등장한 구호일 뿐이다. 이재명과 박원순 정도가 건드리고 있을 뿐이다. 만약, 안철수가 진짜 포퓰리스트였다면 1년 내내 헬조선 타령했을 것이다. (문재인은 그에게 갖는 내 개인적 호감도와는 별개로, 대중 정치인으로서 그는 시대정서를 캐치하는 감각이 둔하다. 안타깝게도 그는 '좋은 엘리트'로서 남을 뿐이다) 다시 포퓰리즘이다. 그리고 세계는 다시 돌아 패권주의로 재편되고 있다. 이 사이에서 우리 대중의 분노와 결핍과 리스크를 대변하는 '포퓰리스트'가 누구일까? 과거 노무현처럼 강대국 사이에서도 한국인의 자존심을 세울수 있는 자가 누구일까? 궁금하다. 분명한건, 그는 '점잖은 엘리트'는 아니다. 그리고 치열한 세계패권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생존전략'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노인층이 아니라 소외된 젊은층이 환호하는 사람일거다. 우리를 위해 대신 싸워줄 사람. 눈빛이 이글이글대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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