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전해진 슬픔 │ 일기 | |||
|
'기쁨은 나누면 배가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된다' 기쁨을 나누면 나도 기뻐지는 느낌이 들긴해. 그런데 슬픔을 나눴을 땐 반이되지는 않는 것 같아. 내가 몇년간 느낀 바로는, 도무지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어.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야. 슬픔을 전하는 사람에 있어서는 고민을 말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슬픔이 조금씩 사라질 거야. 문제는 그 사라진 슬픔이, 슬픔을 함께 나눈 사람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거야. 아빠가 지난 몇 년간 많이 힘들 었던 걸 알아. 많이 힘들고, 외롭고, 슬펐겠지. 난 다 알고 있어. 그건 아마 아빠가 힘들 때마다 내게 얘기 했기 때문이겠지. 어디서부턴가 시작된 슬픔이 아빠한테로 전해졌어. 그리고 이젠 아빠로부터 전해진 슬픔이 내게 왔어. 아빠가 내게 기댈수록, 내 안은 슬픔으로 채워지고 있었던 거야.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는 듯이, 그렇게 나는 슬픔에 흠뻑 젖어버린거야. '왜 나는 혼자 슬픔을 받아내려고 했을까. 아빠는 왜 계속 내게 슬픔을 주는 걸까. 내가 슬프고 힘들 때는 어떻게 했더라. 혹시 나로부터 슬픔을 받은 누군가가 힘들어 하진 않았을까. 그 사람들은 어떻게 견뎌냈을까. 아빠의 슬픔을 받아주지 못한 내가 너무 이기적인 걸까.' 아직도 정답은 못찾았어. 하지만 아빠는 앞으로도 슬픔을 얘기할꺼고, 나는 같이 슬퍼하겠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