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보였다. 창밖 너머로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비스듬히 쓰러지는 빗방울로. 사람이 별로 없는 학교의 빈 열람실에서 잠시 엎드려 보았다. 내가 이런 감정을 학교에서 느껴본 적이 있었나. 소곤거리는 분위기 속 평온한 감정이 느껴졌다. 수긍한다는 것이 이렇게 평화로운 것이었나 생각하였다. 나는 이런 비와 바람을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