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 20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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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밭에서 놀다보니 도끼자루가 썩는다는 신선들 이야기가 있다. 내일은 먼 것 같지만 돌아보면 벌써 뒤에 가있다. 거울 속 얼굴이 젊지만은 않고 올해 다이어리 상반기 권이 끝이났다. 20대부터 쓴 일기는, 불안정했던 그 시기를 지나 30대에 다시 나를 시험에 들게 했고 40대에 이제 좀 쉬는 기분이다. 10대까지 생각하지 않고 읽었던 모든 책들에서 주절거릴 수 있는 흑색 말들을 다 내뱉았고 뱉을 게 없어지자 경험으로 부딪혀 살아왔다. 생각하면 생각만큼 되지 않는 삶에 속상했다가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내일에 반항도 했지만 체력이 조금씩 떨어진 나는 그냥 오늘을 살고 있다. 희안하다. 열심히 살 때는 힘들고 행복하지 않았는데, 오늘만 사는 지금은 행복할 때가 있다. 큰 병은 없으신 부모님에 감사하고 살아있는 강아지가 싱그럽고 일이 끝나고 고민하지 않는 시간이 시원하다. 가슴에 큰 파도가 들어온 것 같아 그동안 참 애썼다.. 안되는 걸 되게 하려고 애썼고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할 줄 아는지 정의를 만드느라 사회의 모래 알갱이로 살려고 애쓴 시간이 있었다. 뭘그리 긴장하고 힘을 들이고 잠을 못 자고 살아왔을까 안되는 건 놓고 못하는 건 배우고 애쓰지 말지 너무 힘들면 내려놓고 흘러가듯이 살아볼 걸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그 무렵의 중요한게 있었는데 없어졌다. 다시 주변을 파악하고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자 사람에게도 기대, 애정, 분노를 일으키지 않게 너무 가까워지지 말자 나는 세상의 하루살이다. 오늘 뜬 태양 빛을 바라보고 예쁜 꽃을 따라가서 꿀을 찾아 마시고, 날개짓이 피곤할 때 잠시 쉬어가며, 밤이 오면 지붕있는 집에 누워 쉴 것이다. 인생은 이 아름답지도 슬프지도 않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것. 오늘도 하루의 날개짓을 쌓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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