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은 15번째 일기 │ 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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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더 이상 생일이 두근거리거나 기다려지지 않는다. 뭐랄까 나이를 먹는다는 게 싫어서라기보다 그냥 들뜨고 싶지 않고 기대하고 싶지 않다. 내 인생의 모토는 '새옹지마'인데 두근거림이나 기대감은 이 잔잔한 호수에 자꾸 파동을 일으킨다. 결국 다시 잔잔해질 걸 알기 때문에 어떤 돌멩이가 와도 흔들리고 싶지 않다.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결국 이건 방어기제다. 생일이니까 생일이라서 들뜨고 설렜던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 이상 그 때처럼 슬픈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오늘은 정말 할 것들을 해내느니라 아무 생각도 없이 시간을 보냈다. 옛날이었으면 나에게 주는 뭐라도 있었을 텐데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아 존나 바쁘다 이 생각 밖에 없었다. 오히려 나중엔 일에 너무 몰입해서 안되니까 화나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암튼 엄마가 써준 편지를 보고 눈물이 났다. 날 너무 힘들게 했었지만 너무 사랑하는 엄마...... 솔직히 내 생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세상에 온전히 태어났고 그렇게 날 낳아준 사람이 있음이 더 중요한 거 같다.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자기 전에 또 말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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