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돌아오다 - 24년 8월 20일 화요일 밤에   하루넘기고하루
 비오다가 흐렸다가 해떴다가 다시 비... hit : 180 , 2024-08-21 01:26 (수)
오...이틀만에 돌아오다니... 어찌됐건 켜서 두드리는 건 기특하다만 넷북에 달린 키보드로 두드리고 있다.더할 나위 없이 불편하다. 블루투스 키보드가 있으나 먹지 않는 거이 그 안에 건전지가 다 되어서 그런건지, 키보드 자체의 문제인지 알 수가 없다. 건전지 바꾸겠다고 샀다가 안되면, 그거만큼 아까울 수가 없는 걸...

이라고 쓰고 나서, 안에 삽입되어 있던 AAA건전지를 꺼내서 방바닥에 몇 번 던지고 다시 끼우니 지금 이렇게 입력이 되...되긴 하는데... 키스킨이라고 가져온 게 또 엉뚱한 키스킨을 가져왔네...;; 요즘말로 투머치 정보라지만... 쓴다고 뭐라 하는 사람 없으니 풀어보면, 

#1. 사실 나는 키보드를 세 개나 갖고 있다. 하나는 청축식이라고 두드리면 소리 엄청 큰데 키감이 되게 좋다. 두드리는 맛이 난다. 그러나 맛이 나는 만큼 소리도 나기 때문에 말 그대로 집에서만 써야하고... 다른 두 개는 로지텍인데 하나는 급해서 그냥 샀던 걸로 기억... 다른 하나는 블루투스 마우스/키보드 세트였다. 이것도 없다고 아무생각 없이 비싸게 주고 마트에서 샀지... 키보드/ 마우스가 너무 많아서 중고로 팔려고도 해봤는데 ... 생각만 해봤고 실천은 안해봤기 때문에 결국 3개 모두 갖고 있는데 지금은 두 집 살림 하는 처지에 나쁘지 않다. 키감 좋은 건 집에서 쓰고, 블루투스 세트는 다른 데 갖고 가야할 때 가지고 가고... 다른 하나 유선 로지텍은 비상용으로 갖고 있지(?) 뭐...;;;  팔아서 그깟 키보드 몇 천원이나 받겠다고...쩝..;;

#2. 타닥타닥 빗소리가 들린다. 태풍은 한반도 서쪽으로 경유해서 간다는데, 태풍의 영향일까? (여기는 완전 동남인데) 오늘 아침에 잠깐 비가 왔나본데, 비가 응집해서 내리는 그 잠깐이 출근길 5분 동안 이었다. 심지어 우산 가져갈 생각도 안했다가 혹시나 해서 문 열고 다시 들어가서 가져왔는데... 1층으로 내려와서 나가보니 와쒸 쏟아 붓고 있었다. 신발 옷 다 축축한 채로 오전을 보냈는데, 
그럼 그 비는 태풍도 아닌 거시 우연의 일치로 태풍 전 아침에 내렸다는 말인가? 그리고 나서 낮 시간동안 비는 쏙 들어갔다가, 밤 시간이 되니 다시 태풍이 영향을 끼쳐 이렇게 다시 강우가? 알 턱은 없지만 내일 출근 전에는 좀 안 와줬으면 좋겠다.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에 걷고 싶거든 

#3. 지난주부터 능인출판사에서 나온 만화 고전 시리즈에 지출하고 있다. 지금 총 다섯 권이다 - 얻은 순서대로 금오신화, 양반전/호질, 숙영낭자전, 인현왕후전 (아직 안 왔다. 제일 기대하는 편..꺄악), 죄와벌 (5권 중 세계고전 - 다른 고전은 몰라도 죄와 벌, 부활 같은 어려운 편을 날로 먹기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신난다). 다시 읽을 때의 재미를 위해서 꼼꼼히 읽지는 않았다. ㅎㅎ 이렇게 서술된 곳도 있었구나 싶게 대강 넘기면서 읽었는데  나름 짚이는 것은... 이러나저러나 진정 애정을 나누는 시간의 달콤함이란 다른 모든 것을 내던지고 싶게 거부하기 힘든 것 

숙영낭자의 부군 선군은 현명하고 독한 아내의 권고로 과거 공부를 위해 떠나지만, 적적한 밤과 아내를 보고 싶은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가던 길 돌려 두 번이나 돌아온다 - 만화에는 날아드는 걸로 표현되어있어 피식하게 웃김....ㅋ 이게 결국 숙영을 모함에 빠트리는 시작이 되지만... 만복사저포기의 양생은 처음에는 의심하지만, 일단 아름다운 그녀와 삼 일을 보낸 후에는 상대가 망자라는 사실 따위는 개의치 않고... 그녀와 함께하는 것 외에 여생에서 바라는 것이 없어진다. 음... 사실 양생은 그녀 이전 삶이 객관적으로도 불우했기 때문에... 다른 이성을 만날 길이 소원했을 가능성이 높아 처음 경험이라 그럴 수도 있고 잃을 게 없으니 그렇다 생각은 해본다만... 

그러나 그녀(이름이 독특했던 것으로? 하녀씨던가 -)를 만나기 전 배꽃 피는 봄밤도 어둡기만 했던 세상은 그녀 이후 온통 황홀하기만 한 ... 남녀간의 달콤한 시간이란 그런 것....
사랑의 절절함 말고도, 달빛 가득한 밤에 혼자서 지금은 없는 나라의 흥망을 떠올리며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는 와중 달나라에서 시를 듣고 내려온 선인 (그 망한 나라의 후예임)과 회포를 나누는 그 신비로운 정취가 아른아른 했다. (고작 만화만 봤을 뿐인데도...!!!) 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어화둥둥 풍류의 아름다움만 누리고 싶었던 저자 깊은 마음속의 바람 투영이 아닐까 내 멋대로 생각해보면서...

 (아래는 보고 씀... 나중에는 안 보고도 읊을 수 있게 외우런다)
"부벽정 높은 곳에 홀로 올라 읊으니 - 구슬픈 강물 소리는 애끊는 듯하여라 - 고국이 어디런고 영웅은 간 곤 없고- 황성은 지금까지 봉황의 얼굴이라..." 하니
"그러나 오늘 저녁 갑자기 고국 생각 간절하여 하계의 인생을 내려다보니, 
산천은 의구하나 인물은 간 데 없고 명월은 내를 덮고 백로는 티끌을 씻은 지라. 옥경을 하직하고 슬며시 내려와 조상님 무덤을 배알한 후 부벽정에 올라 시름을 달래는데 당신을 만나 기쁘기도 하고 또한 부끄럽기도 합니다..." 라고 은왕의 후예, 기씨의 딸이 화답을 한다던가...

그럼... 취유부벽정기의 은은한 정기를 안고... 나도 자러가야겠다. 그래야 내일 또 돈 벌러 가지... 히유 그래봐야 내일이 수요일이고 삼 일이나 남았네 효효효;; ㅎㅎ 그럼...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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