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대한 나의 마지막 배려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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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렇게 말하고 행동해서 기분 나쁘겠지만 나도 기분이 좋지 않아서 연락하고 싶지 않다. 미안하지만 연락하고 혹은 대화한다고 해서 달라질건 없어. 그가 보낸 메일입니다. 토요일날 밤에 그는 가버렸어요. 물론 내가 먼저 잘못했어요. 사소한 일에 화가 나서는 그 앞에서 막 짜증을 부렸죠. 정말 못 봐주겠네. 그러더니 그는 가버렸어요. 내가 잘못했다고 울면서 전화했지만 다신 연락하지 말라며 전활 끊어버리더니 전원을 아예 꺼놓았더군요. 난 그의 집으로 갔어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다시 집으로 막 들어섰을때 그가 전화를 했더라구요. 그의 열쇠를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걸 집에 가서야 그가 알았더거죠. 열쇠를 주러 내려가면서 난 정말 고맙다고 얘기할려고 했었는데. 옆자리에 타려는데 문이 잠겨있더군요. 열쇠만 줘. 그가 말했죠. 난 쳐다보지도 않은채. 제발 문 좀 열어줘. 열쇠만 줘. 제발 내가 잘못했어. 문 좀 열어줘. 열쇠 안 줄꺼야? 그는 묻더니 그냥 차를 돌려서 가버리더군요. 바보같이 난 그가 돌아왔다고 생각했어요. 멍청하게도. 점심 먹을래? 난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됐어. 그의 대답. 그리고 끊어지는 전화. 그럴꺼라 생각하고 건 전화지만 그래도 맘은 쓰리더군요. 저녁 먹을래? 전화하지마. 쓴 웃음만 나오더라구요. 그래도 난 그의 회사 앞에서 기다렸어요. 혹시나 일찍 퇴근할까봐 눈치보며 6시에 바로 퇴근해서는 회사 앞에서 기다렸죠. 7시반. 혹시 집에 갔나 싶어서 그는 내가 전화할까봐 핸드폰은 전원을 꺼놨기 문에 회사로 전화했죠. 네. ***입니다. 아직 회사에 있구나. 멍청하게도 난 히죽 웃어버렸어요. 그리고는 기다렸죠. 9시. 10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그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건 단지 저의 희망사항이었나봐요. 점심 먹을래? 전 오늘 또 다시 그의 회사로 전화를 겁니다. 싫어. 그리고 앞으론 전화하지 말았으면 좋겠네. 전 아무말도 할 수 없었어요. 점심을 먹고 들어오니 그의 메일이 와있더군요. 바보같이. 정말 바보같이. 또 희망을 가지고 메일을 보고말았죠. 금새 깨져버렸지만. 이제 더 이상 우리란 말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제 그를 더이상 귀찮게하지않는게 그에 대한 나의 마지막 배려일까요? 오빠의 행동에 기분 나쁘겠지만...이라니 난 그저 절망스러워. 나쁜 기분이란 나에겐 어울리지 않는 사치일뿐. 정말 사랑했어. 내 목숨까지 주어도 아깝지 않을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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