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에 취하는 날..   미정
  hit : 2504 , 2002-04-26 18:44 (금)
오늘 종일 신경질을 부렸다..

정말이지 말그대로 신경질이었다.. --;

그리고 나서야.. 아차... 곧 그날이겠구나.. 싶었다..

좀더 참았어야 하는건가....



나는 여자다..

고로 한달에 한번씩 생리를 한다..

한달에 한번씩.. 참을 수 없는 신경질로 하루를 보내고는..

이렇게 호르몬에 무너지는 내 자신이 우습다는 생각이 든다..

몸이 팅글팅글 붓는다거나.. 심한 생리통.. 차라리 이런 신체적인 변화는 견디기 쉽다..

하지만 신경이 예민해지면.... 정말이지... 어쩔수가 없다...




이것도 내내 그런것도 아니다.. 딱 하루이다..

게다가 나같은 경우 전날에는 오히려 집중력이 정말 좋아진다..

공부가 이상하게 굉장히 잘되는 다음날은 어김없다..

가끔은 호르몬 주사를 맞고 싶다는 생각을 심각하게 할 정도니까.. --;;

어제는 오락실에서 센서달린 총쏘는 오락에서 단돈 300원을 넣고

수배자 두명을 잡고 세번째 스테이지까지 갔다.. 역시 호르몬의 힘인가.. --;

덕분에 오늘은 다리에 알배겨서 움직이지도 못하지만.. --;;;




.... 여자들한테야.. 내가 그날이라서 그런거니 이해해달라고 하면..

내가 종일 신경질 부리더라도.. 웃으면서 한대 푹 치고 지나가 주겠지만..

남자들한테 일일이 그런 해명까지는 못하겠고..

그냥... 신경질과 피곤에 지쳐서.. 얼마 되지도 않는 호르몬에 취해버린 날 탓하는 수밖에..




정말이지.. 오늘 같은 날은..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듣고 싶은 날이다..

따뜻한 음악과 따뜻한 목소리에 취해서 펑펑 울고서는..

뜨고운 물에 샤워를 하고 한 열시간쯤 자고 나면 기분이 풀어질 것 같다..





아........ 종일 부린 신경질을 변명하고 싶어서....

누군가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가 듣고 싶어서...

집에도 못가고.. 여기에다 끄적이고 있다...

정말이지... 피곤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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