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억이란 이다지도 치사할수가 있을까..   미정
  hit : 1432 , 2002-04-27 00:12 (토)
사람의 기억이란 참 이상한 것 같다..
한없이 그립다가도..
이제 이렇게 체념하게 되었다는 걸 느낀다

우리가 이제 남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하고..
인정하고..잊으려하지 않아도..
시간속으로 그 사람이 너무 멀리 가버린것을
실감하게 되고..
정말로 헤어졌다는 것..
이제 우연히 마주치는 일조차 없을지도 모르는..
이제 정말로 평생 볼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걸..
온 몸으로..머리와 가슴이 알아버리고..

시간은 잔인하게 서로를 잊게 만들어버린다
서로 같이 했던 순간....희열..사랑...기쁨..
잊고 싶은 기억....미움..증오..눈물...원망..
그 모든것들은 시간은..추억이란 이름으로 미화시켜 버린다..

이제 시간은..그를 떠올려도..
너무나도 몸서리치게 그가 남이 되었다는것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난 이제 더이상 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립다는 감정이 아닌..
서로 남이 되었다는 사실만을  잔인하게
더 확인시켜줄뿐이다..
난 이제 그의 기억속에 들어갈 자리..아니 남아있을 자리가 없음을 느끼고..
또 다시 체념하고..
악몽같은 순간까지도 추억이란 이름으로 미화시켜 가슴속에 새긴다..

그의 홈페이지에...
여러가지 일상의 모습이 담긴..지나간 추억까지 담긴 여러 사진이 올라왔다..
이렇게 또 우연히 내가 찾을 수 있게 될줄..
인터넷이란 공간에서 이렇게 너의 흔적으로 찾을 수 있다는 게..참..우습다...

내가 찍어준 사진..내가 알고있는 사진..
내가 알고있는 그들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없다..
내가 그 사람 옆자리에 있던 시간이었는데..
이제 기억에서조차 난 그 사람곁에 없던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사랑했던 순간이 지나간 마지막이 얼마나 허무한건지..결국 이렇게 잊혀진 다음에..
그런 기억들이 얼마나 서로 부질없는 것인지..

그래서 시간이 더 지나면 서로의 기억속에서 아예 사라져버리는건가..
내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겠지..

인간이란 정말 치사하다..
가장 사랑했던 순간에서 헤어진 연인은 잊을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가장 사랑했던 순간을 지나..그 사랑에 서로를 맞추어가고..노력하고..싸우고..질투하고..그 사랑이 식어버려..떠날수 밖에 없었던 사랑은..
그렇게 잊혀져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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