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의 야경 │ 미정 | |||
|
짱이의 일기 -- 2000. 12. 24 일요일 화이트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의 야경 아침부터 부산하게 행동했습니다. 역시 쿠키와 케익을 사는 일부터 해서 이벤트 용품 등을 챙겨서 대학로로 향했죠. 오늘은 다른 때완 다르게 음악도 캐롤을 준비하고 카페 분위기도 크리스마스답게 장식했죠. 참여한 사람들도 다들 밝아 보이고 다른 때완 입장부터 달라 보입니다. 뭔가 일어날 듯한 기분 좋은 예감이 드는군요. 역시 예감이 맞았네요. 유독 튀는 남자 한 분과 여자 한 분이 이벤트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 놨던 것이죠. 그 사람은 청하지도 않은 노래를 불러서 좌중을 웃기게 했고 이에 질세라 한 여자 분이 나와서 답가로 또 한곡 부른 것이죠. 여기서 이미 한 커플은 성사가 됐겠죠. 분위기를 잡기도 전에 그 두분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긴장 속에 참석한 사람들이 웃음으로 긴장을 풀 수 있었죠. 그리고 모두들 적극적인 모습들로 분위기가 바뀌었답니다. 저도 덩달아 신이 나서 행사를 진행했고 어느 때보다 많은 커플들이 나왔겠죠. 크리스마스 이브 날이니 만큼 모두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했고 웃음 속에 프로포즈를 하는 모습이었어요. 최고의 커플은 당연히 처음 노래 부른 두 사람이 되긴 했지만 너무나 비슷하게 생긴 두 분도 이색적 이었어요. 그 두 분은 얼핏 보면 오누이로 착각하기 쉬울 정도로 닮았는데 역시나 커플이 되었죠. 오늘처럼 이벤트가 착착 진행되고 다들 즐거워 하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뒷풀이 장소를 말하지도 않았는데 그 베스트 커플이 인솔해서 모두가 크리스마스 이브의 즐거움을 나누러 갔답니다. 모두가 떠난 자리는 마치 연극이 끝난 후의 빈 객석처럼 허전하죠? 다음 손님들이 오는지 웨이타 들이 분주히 거들더라구요. 어둠이 내려오기 시작하는 대학로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서 발 딛을 틈조차 없네요. 어떤 사람들은 오랜만에 만났는지 환호성을 지르며 크리스마스 이브의 추억 만들기를 다짐하는 듯 보입니다. 그냥 뒷풀이에 같이 가서 크리스마스 이브의 좋은 시간들을 보내도 좋은데 일을 핑계 삼아 그냥 들어 왔답니다. 오늘은 별 이유는 없지만 사무실에 들어가 혼자 조용히 보내고 싶네요. 몇 해 전에는 친구와 둘이서 돈암동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낸 적이 있었죠. 『친구야 크리스마스 이브날 이게 뭐냐, 나가자. 나가면 뭐 다르냐? 그냥 집에서 영화나 보자. 그래도 나가보자. 좋은 일 생길지 누가 아냐?』 그렇게 나간 돈암동 성심여대 입구에서 술 먹고 노래 부르며 나도 즐겁다 나도 즐거워... 억지로 만드는 추억이 술 주정이 된 적도 있었네요. 뭐 좋은 일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일이 없다고 억지로 추억을 만들 필요는 없겠죠. 남들이 다 즐거워 하는데 나만 집에서 이게 뭐람? 좀 처량해 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술이 떡이 되도록 마시며 취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또 기억나는 크리스마스는 여행가서 였네요. 일부러 크리스마스에 맞춰가서 교황님의 크리스마스 자정미사를 보려고 무려 7시간이나 서서 기다린 적이 있었죠. 그렇게 기다리지 않으면 성당 안에 못들어 가기에, 오후부터 죽치고 기다려서 끝내 교황님의 모습을 잠깐이나 볼 수 있었죠. 7시간 서서 기다린 피곤이 미사 중에 졸음으로 나타납니다. 꾸벅 꾸벅.... 어찌나 다리가 아프고 피곤한지 서서 졸았죠. 아이고 망신살... 아~~~ 창밖에 눈이 오네요. 결국은 새벽에 눈이 내려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주나 봅니다. 찻길의 눈은 금세 녹아 없어지지만 그래도 곳곳에 눈들이 쌓이는 풍경이 환상입니다. 오늘에야 올해의 첫눈을 보게 되네요. 무언가 바뀌길 바라면서 눈을 기다렸죠.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에 눈이 오길 기다렸죠. 하지만 막상 내리고 보니 생각했던 것만큼의 기분은 아니고 그냥 한없이 내리는 눈과 차들과 야경들을 바라 보게 됩니다. 그냥 넋을 잃고 쳐다보기만 합니다.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눈 내리는 야경처럼 그렇게 살수는 없을까? 라고 상상을 해 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이영순 죽음이 없는 사랑의 밀어라기보다 부활이 없는 사랑의 믿음이랄까... 쌓이는 눈 위로 더러 울고 있는 자 눈 멎는 눈 위로 더러 웃고 있는 자 눈 녹는 눈 위로 더러 담담한 자 대체 이 밤의 깊은 뒤에 어떤 취미의 의상으로 외출을 서두는 밤의 방향일까 이 시간 가슴소리 나란히 당신은 팔목에 꽃과 과일을 담은 바구닐 끼고 이 시간 발소리 나란히 나는 옆구리에 눈들 뜬 채 죽어가는 칠면조 날개와 암탉이 목에서 피가 흐르는 중국 상자를 들었지만 ... 말갛게 풀리는 이 눈물의 종은 어느 벌판의 휘인 가슴에서 쫓겨온 사랑의 못자국일까 비인 사랑의 자리일까 눈 물 서정윤 아직도 가슴에 거짓을 숨기고 있습니다 늘상 진실을 생각하는 척하며 바로 사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나만은 그 거짓을 알고 있습니다. 나조차 싫어지는 나의 얼굴 아니 어쩌면 싫어하는 척하며 자신을 속이고 있습니다 내 속에 있는 인간적, 인간적이라는 말로써 인간적이지 못한 것까지 용납하려는 알량한 <나>가 보입니다. 자신도 속이지 못하고 얼굴 붉히며 들키는 바보가 꽃을, 나무를, 하늘을 속이려고 합니다 그들은 나를 보며 웃습니다 비웃음이 아닌 그냥 웃음이기에 더욱 아픕니다. 언제쯤이면 나도 가슴 다 보여 주며 웃을 수 있을지요 눈물나는 것이 고마울 때가 있습니다. 눈 오는 날 이정하 눈 오는 날엔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는 게 아니라 마음과 마음끼리 만난다. 그래서 눈오는 날엔 사람은 여기 있는데 마음은 딴 데 가 있는 경우가 많다. 눈오는 날엔 그래서 마음이 아픈 사람이 많다 첫눈 오는 날 장생주 2학년 1반 교실에서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있어요. 하지만 초롱이는 아까부터 한 눈을 팔고 있어요. 누군가가 창 밖에서 자꾸 손짓하고 있나 봐요. 누군가가 키가 작아 교실 안을 보지도 못하고 가만가만 속삭이고 있나 봐요. 선생님께서 초롱이의 눈을 쳐다봅니다. 초롱초롱 빛나는 초롱이의 눈에 기쁨이 넘칩니다. 선생님께서 창문을 엽니다. 함박눈이 우르르 교실로 몰려옵니다. "와! 와! 우! 우!" "와! 첫눈이다" "얘들아 우리 운동장으로 눈 마중 가자" "네! 선생님!" 뜁니다. 아이들이 뜁니다. 선생님도 뜁니다.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운동장에 아이들의 함성이 쏟아집니다.. -- 나는 승리보다는 진실을 더 좋아한다. 나는 성공이 아니라 나의 속에 있는 빛을 따라서 살기를 더 좋아한다. 똑바로 서는 자와 함께 서야 한다. 그가 똑바로 서는 한 그와 함께 서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가 잘못을 범하면 그와 헤어져야 한다. - 링컨 (Abraham Lincoln) - 오늘 짱이의 일기 끝. 홈 : www.hanealin.co.kr 멜 : hanealin@hananet.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