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프로그램 │ 미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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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때 텔레비젼 그 자체를 싫어했었다. 그것을 왜 보는가도 이해가 가지 않았을뿐더러 머리가 지끈 거렸고 가족들이 거기에 빠져 있는 걸 보면 남 모르게 한숨을 짓곤 했다. 특히 나는 가요프로그램을 싫어했는데 그건 언니들이 그것을 볼때마다 머리가 아파왔기 문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중학교때쯤부터 반 아이들의 하는 이야기의 주류가 다 '그것'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언니들 틈사이에 껴서 나도 이거저것 보기 시작했다. 화려한 조명보단, 은은한 불빛을 현란한 춤보단 감미로운 목소리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목까지 답답해 오는 걸 느꼈지만 자꾸 보니 그들의 현란한 춤솜씨가 부러워졌다. 그리고 화려한 옷들도.. 지금은 (물론 아직도 텔레비젼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가요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어떠한 목적 (아이들의 이야기에 대한 관심을 갖기 위해) 이 아닌 단지 나의 흥미가 발동해서 본다. 오늘. 주말 가요프로그램이 하나 한다. 내가 주말마다 느끼는 건 참 내가 많이도 자랐고 많이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끔찍이도 가요프로그램을 싫어했던 (아마도 그땐 소음을 듣는 것처럼 귀를 틀어막고 꺼!!끄란 말이야~!라고 했다.)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나는 지금 그 가요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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