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이   말로표현못하는어떤것
  hit : 2713 , 2010-05-09 17:18 (일)



5월인데, 꼭 6,7월의 날씨처럼, 망설이지 않고 더위가 찾아왔다.
종일 집에서 생각없이 빈둥대다가, 문득 덥다는게 느껴져 샤워를 하고 나왔다.

엄마아빠는 할머니 댁의 밭에 일년동안 먹을 채소를 심으러 갔다 오셨는데 생각보다 집에 일찍들어오셨다.
왠지 표정이 별로였다 싶었는데,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몇평 되지 않지만, 지금까지 지켜냈던 집안의 땅문제였다.
이미 재산분배는 확실히 된 상태인데,
큰아빠는 자신의 땅을 내어놓는게 아니라, 동생인 우리 아빠에게 고모들 줄 땅을 내놓으라 말한다.
큰아빠 땅에 공사비용에 고모들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지...

이유인 즉슨, 아빠가 가진땅이 더 많다고..
근데 그건 작은아빠가 빚을졌을때 빚을 대신 갚아주고 받은땅이었다..작은아빠는 빚을 변재할 능력이 없다고 하셨고, 대신 아빠에게 자기몫의 땅을 넘기기로 하고 재산분배얘기를 끝낸 것이었다.
나 참.... 우리에게 갚아줄 돈은 없으면서, 자기딸 유학보내는 작은아빠도 원망스럽고..
한 두푼도 아니고, 아빠가 피땀흘려서 번 돈... 동생 신용불량자 될까봐 막아주느라 쓴 돈들.....
벼르고 벼르고 있는거 같더니, 결국엔 땅을 빼앗아 가는구나... 


아빠의 젊은시절 얘기를 들으면 정말 눈물난다.
남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큰아빠는 나빴다. 아니, 남보다 못하다.
자취시절 생활비가 떨어져서 몇 키로나 되는 길을 일하러 가야하는데 "형 나 돈이 없어..." 라고 말해도
들은척도 안하던 큰아빠다. 결국 아빠는 걸어서 일을 하러 일주일동안 다녔다.

그리고 엄마가 아빠랑 결혼한 신혼 초에, 살집을 구하려고,
할아버지가 소를팔아 큰아빠랑 큰엄마 사업자금으로 대출해 준 돈이 있었다.
대출금을 다 상환하려고 큰아빠랑 큰엄마가 그 돈을 가지고 왔을때, 우리집은 가난해서 그 돈이 매우 필요했었다. 형 그돈 나에게 주면 안되냐고, 내가 갚아나가겠다고 했지만 큰아빠는 매몰차게 거절했다.
 그 당시 큰아빠는 사업체를 운영해서 소위 잘 나가는 상태였고, 담보대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업의 초짜 신입사원이 그만한 돈을 구하기는 어려웠을 상황이었으니까..


정말 미치겠다. 그리고 짜증이 난다.
그래도 같은 핏줄이라고, 형제라고 생각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
예전보다는 아빠도 많이 등을 돌린 상태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갈수록 마음의 갈등은 더 깊어져 갈 뿐이다.


소위 잘나가던 시절이 끝나고, 자영업자인 큰아빠는 결국 하던 사업도 나빠진 채 지금은 거의 집에만 계신다.

제사도 옮길 것이 아니었다. 할머니 댁에서 할 때에는 마음놓고 편히 왕래 할 수 있었는데,
큰댁으로 제사를 옮기고 부터, 그 자리가 가시방석이었다.
아빠가 퇴근하고 우리가 늦게 큰댁에 가게 되었는데, 밥달라고 할까봐 밥먹었냐는 소리 한번 안물어보더라
그리고 한번은 부패된 음식을 주기도 했었지...
그 이후로 학을 때고 우리는 저녁에 무슨일이 있어도 밥을 먹고간다. 아님 큰댁앞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들어가거나....
고모네가 가도 제때에 밥을 안줘서 결국 고모부가 밥을 시켜서 할머니도 드셨다고 한다.
설날에 만두한판쪄주고, 것도 할머니가 빚은만두를... 참....웃긴다..


우리에겐 설날,추석이라는 단어가 없다. 것도 작년에 가서 전날에 자던것도..보일러도 못틀게해서
겨울에 감기걸리고 온 이후로,
이불피고 자리 하루 차지하는거 갖고 하두 눈치줘서 관뒀다. 이젠 새벽에 올라간다.


결론은 그거다.
지금은 그래도 왠만큼 살 정도가 되서 이 정도지만,
능력을 키워서, 후에 많이 가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거.

그럴 땐 또 소위 '덕'좀 보려고 하시겠지
하지만 그 때가 되면 나역시 받은대로 되갚아 드리리라.

솔직히 사촌오빠는 죄가 없다. 너무 착하고 단순한게 탈이니까...
오빠랑은 잘 지내고 싶지만, 큰댁 어른들만 생각하면 화가나고 피가 거꾸로 솟아오른다...

언제까지 내 부모님들을 힘들게 할건지... 정말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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