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면한 과제 │ 치유일지 | |||
|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당면한 과제는 두 가지이다. 일과 직업에 대한 고민의 해답을 찾을 것. 성폭행과 관련된 상처를 치유할 것. 첫 번째 과제의 시작은 '일의 발견'을 읽는 것이다. 나는 지금 '왜 하나의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어떤 한 가지 일에 흥미를 느낄 수 없으며, 한 가지 일만 계속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면 아직 나의 일을 만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 일을 만난다면 평생 한 가지 일만 하고 살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종류의 일이나 분야를 만난 적이 없다. 다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공부다. 공부하는 것이 좋다. 사람에 대해서. 사람의 정신에 대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 나에 대해서 공부하고 하루하루 변화해 가는 것이 좋다. 그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내가 직업으로 가져도 좋다고 생각할 만한 것은 없다. 직업은 무엇인가?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자아 실현? 뻔한 얘기다. 자아 실현만 하려고 한다면 굳이 직업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나는 굳이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 돈이 필요하면 아르바이트를 하면 되고, 돈이 모이면 내가 하고 싶은대로 여행을 다니고 책을 읽으면 그만 아닌가? 왜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 직업을 꼭 가져야만 한다면 내가 가질 수 있는 직업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이런 것들이 20살의 여름에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다. 일단 '일의 발견'이라는 책을 읽고 일과 직업에 대해서 먼저 생각하고 정리를 마친 사람의 의견을 들어볼 것이다. 책을 읽어본 다음에야 다음 행로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책을 읽어보고 여기저기 좀 나돌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과 선배 중 한 분이 오셔서 말씀하시기를, 자신은 무엇을 하면 좋을 지 알기 위해서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직업이 뭐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해야겠다. 내가 알고 있는 직업의 사례가 너무나 적다. 어쩌면 직업 인터뷰나 그런 것 비슷하게 하는 것도 좋겠다. 아무튼 일의 발견부터 어서 읽고. - 그 다음은 성폭행 후유증 심리 치료다. 어차피 울다는 나의 정체를 모르니 그냥 털어놓는다. 나는 성폭행을 당했다. 십 수년 간. 그로 인해 내 안에 상처와 문제가 굉장히 많다. 썪은 시궁창이나 다름 없다. 무시하려고, 외면하고 살아가려고 해도 그렇게 하기에는 악취와 고통이 심하다. 사실상 이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 상담소에 온라인 문의를 했고, 그곳에서 상담소로 전화를 해달라는 말을 들었음에도 용기가 나지 않아서 차일피일 전화를 미루고 있다. 미룰 수록 불행한 나날은 늘어만 간다. 희망이 바로 눈 앞에 있는데, 나를 낫게 해줄, 내 썪은 상처를 아물게 해줄 약이 바로 앞에 있는데 그곳까지 가려면 썪은 상처가 욱신거린다면서 몸을 사리고 있다. 욱신거림이 싫어서 곪고 썪는 고통을 참을 것인가, 잠시의 욱신거림을 참고 살이 썪어들어가는 고통을 치료받을 것인가. 누가 보아도 후자가 현명한 선택이다. 월요일. 반드시 월요일이다. 지금껏 내일, 내일 하면서 미뤄왔다. 8월 1일, 상담소에 전화할 것이다. 전화해서 심리 상담과 심리 치료를 받고, 더 나은 나로, 아니, 원래의 나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 - 나의 단기적 과제 1. 8월 1일, 상담소에 전화하기. 2. 8월 초(아르바이트 월급 타면), 일의 발견 주문하기. 나의 장기적 과제 1. 성폭행 후유증 심리 치료 하기 2. 일에 대한 생각 정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 찾기.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