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범죄, 법, 사회 │ un.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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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범죄를 저지를까? 아니, 그것이 왜 범죄일까? 우리가 범죄라고 칭하는 것들이 왜 범죄일까? 왜 그것이 악일까? 악이란 무엇일까? 완벽히 선한 사람, 완벽히 악한 사람이 있는가? - 나는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어느 정도 악이라고 부를 만한 것과 선한 것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태어난 아기는 어느 쪽으로든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누구나 천사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누구나 다 살인자 또는 싸이코패스가 될 수 있다. 사람을 범죄로 내모는 것은 '분노'다. 사람은 누구나 분노한다. 그것이 증오로 발전할 만큼의 분노를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범죄자가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나만해도 어렸을 때부터 줄곧 부모님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으며, 아버지를 죽여서 그 시체를 질질 끌고 다니는 꿈을 꾸기까지 했다. 나야 부모님 외의 다른 것에 있어서는 분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나는 공부를 잘했고 운동도 잘했고 친구도 많았고 인기도 많았다. 친척들로부터 예쁨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하다고까지 할 순 없었지만 모자람은 없이 자랐다. 그랬기 때문에 나의 분노와 증오, 살인 욕구는 그나마 수그러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온갖 것에 분노하는 사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증오스러운 사람이 과연 그 욕구를 참을 수 있을까. 만약 내가 공부도 못하고, 경제적 형편도 좋지 않고, 친척들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모님에 대한 증오까지 겹쳤다면 내가 과연 이렇게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었을까? 내 안에 잠재하고 있던 그 살인욕, 비정상적인 성욕이 제어될 수 있었을까, 의심스럽다. - 나와 범죄자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들과 똑같이 누군가를 때리고 싶고,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무언가가 증오스러웠지만, 다른 부분에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기 떄문에 굳이 범죄를 저지를 필요가 없었다. - 뭐, 책을 몇 권 읽고 생각해서 내린 사상누각같이 빈약한 결론이다.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쪽의 공부를 해보고 싶다. 왜 사람의 인생이 뒤틀리는가. 왜 남을 죽이고 남을 때리고, 잔혹한 행위를 하는가. 그것이 그들만의 문제인가. 흔히 사람들은,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사회 탓 하지 말라'고 한다.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사회 구조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바로 당신들, 우리들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그가 속한 사회, 그의 가족, 그의 또래집단, 학교, 등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성장과정에서 느낀 세상에 대한 분노, 분명히 그들은 영유아기 때부터 그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자신 안에서 끓어오르는 그 분노. 그 어떤 사람을 데려다가 그 사람이 겪은 인생을 살게 해봐도 나는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그가 겪은 환경이 비정상적이고 병들어 있었기에 그가 병든 것이다. - 나는 악이란, 어떤 사람에게나 잠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악이란, 결국 해소되지 못한 분노와 증오다. 그 분노와 증오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서 오는 불만족, 그로 인한 분노다. 이 분노가 얼마만큼 유발되느냐, 그리고 이 분노를 얼마나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성격과 범죄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환경에서 -여기서 환경이란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 인간적인 관계 모두를 포함한다- 자란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모자람 없이 자란 사람이라도, 그 사람 안에는 무엇인가 결정적으로 채워지지 못한 그래서 그로 하여금 엄청난 분노를 일으키는 무엇인가의 결핍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너무나도 오랜 결핍이고, 너무나도 오랜 분노와 증오여서 자각하지 못하거나 자각하더라도 이성으로는 어떻게 제어가 안되는 그런 것이다. - 악 범죄 법 심리 가족 사회 이들의 상관관계가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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