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범죄, 법, 사회   un.
  hit : 3098 , 2011-07-31 18:50 (일)

사람은 왜 범죄를 저지를까?
아니, 그것이 왜 범죄일까?
우리가 범죄라고 칭하는 것들이 왜 범죄일까?
왜 그것이 악일까?
악이란 무엇일까?
완벽히 선한 사람, 완벽히 악한 사람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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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어느 정도 악이라고 부를 만한 것과 선한 것이 공존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태어난 아기는 어느 쪽으로든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누구나 천사같은 사람이 될 수도 있고, 누구나 다 살인자 또는 싸이코패스가 될 수 있다.

사람을 범죄로 내모는 것은 '분노'다.
사람은 누구나 분노한다.
그것이 증오로 발전할 만큼의 분노를 느끼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범죄자가 되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나만해도 어렸을 때부터 줄곧 부모님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으며,
아버지를 죽여서 그 시체를 질질 끌고 다니는 꿈을 꾸기까지 했다.
나야 부모님 외의 다른 것에 있어서는 분노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나는 공부를 잘했고 운동도 잘했고 친구도 많았고 인기도 많았다.
친척들로부터 예쁨도 받았고, 경제적으로도 넉넉하다고까지 할 순 없었지만 모자람은 없이 자랐다.
그랬기 때문에 나의 분노와 증오, 살인 욕구는 그나마 수그러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온갖 것에 분노하는 사람.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증오스러운 사람이 과연 그 욕구를 참을 수 있을까.
만약 내가 공부도 못하고, 경제적 형편도 좋지 않고, 친척들로부터 인정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부모님에 대한 증오까지 겹쳤다면 내가 과연 이렇게 올바르게 자라날 수 있었을까?

내 안에 잠재하고 있던 그 살인욕, 비정상적인 성욕이 제어될 수 있었을까,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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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범죄자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들과 똑같이 누군가를 때리고 싶고, 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무언가가 증오스러웠지만,
다른 부분에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기 떄문에
굳이 범죄를 저지를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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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책을 몇 권 읽고 생각해서 내린 사상누각같이 빈약한 결론이다.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런 쪽의 공부를 해보고 싶다.
왜 사람의 인생이 뒤틀리는가.
왜 남을 죽이고 남을 때리고, 잔혹한 행위를 하는가.
그것이 그들만의 문제인가.

흔히 사람들은,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사회 탓 하지 말라'고 한다.
사회가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은 사회 구조가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바로 당신들,
우리들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그가 속한 사회, 그의 가족, 그의 또래집단, 학교, 등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성장과정에서 느낀 세상에 대한 분노,
분명히 그들은 영유아기 때부터 그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자신 안에서 끓어오르는 그 분노.
그 어떤 사람을 데려다가 그 사람이 겪은 인생을 살게 해봐도
나는 별로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은 그가 겪은 환경이 비정상적이고 병들어 있었기에
그가 병든 것이다.

-

나는 악이란,
어떤 사람에게나 잠재해 있다고 생각한다.
악이란,
결국 해소되지 못한 분노와 증오다.
그 분노와 증오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데서 오는 불만족,
그로 인한 분노다.
이 분노가 얼마만큼 유발되느냐,
그리고 이 분노를 얼마나 정상적으로 처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그 사람의 성격과 범죄 여부를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환경에서
-여기서 환경이란 물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 인간적인 관계 모두를 포함한다-
자란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으로 모자람 없이 자란 사람이라도,
그 사람 안에는 무엇인가 결정적으로 채워지지 못한
그래서 그로 하여금 엄청난 분노를 일으키는
무엇인가의 결핍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것은 너무나도 오랜 결핍이고,
너무나도 오랜 분노와 증오여서
자각하지 못하거나 자각하더라도 이성으로는 어떻게 제어가 안되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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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심리
가족
사회


이들의 상관관계가 궁금하다.
向月  11.08.01 이글의 답글달기

사회학적으로도, 환경학적으로도, 심리학적으로도 범죄를 다루는 학문은 많지요. 제 전공과목이기도 해서.. ^^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일반인과 범죄자의 차이는, 하나님 말씀대로 종이 한장 차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CSI나 뭐 범죄수사 시리즈들을 보면, 호라시오 반장이 자주 그런말을 하죠. "누구나 다 살인을 저지르진 않는다." 뭐 이런;; ^^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사회구조적인 면이 제일 큰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집단과 집단 간의 갈등과, 빈부격차, 기회부족과 혼란, 그리고 모방하는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고, 학습에 의해서도 가능하죠.
형사정책을 공부하다보면, 범죄를 왜 저지르는가.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원인은 무엇인가, 에 대해서 배우지만.. 반대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가, 에 대해서도 얕게나마;; 공부하게 됩니다.
누구나 범죄를 저지를 수 있지만, 왜. 다른 어떤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규범을 준수하게 되는가, 를 연구하는거죠.
보통, 자기통제력에 대해 말을 하는데. 억압적인 수단과 처벌 (법)을 통해서 통제를 하고, 아니라면, 내면의 감정에 의해서, (만약, 내가 잘못을 저지른다면 부모와 주변이들이 실망을 하게 될 것이다) 또는 스스로 양심이나 죄의식, 그리고 가정이나 학교에서 담당을 하게되는거죠.
여기서 가정과 학교가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거죠. 보통, 12세 이전에 자기관념이라는게 형성된다고 보는데 뭐, 심리학적으로는 6세 이전에 형성된다고 하는 이론들도 있습니다.
유대관계가 중요한거겠죠. 애착형성을 하고.. (요즘 어린아이들 교육에도 중요한, 부모와 자식간의 애착) 규범을 준수하고, 또 참여하고, 그런 것들로 인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줄어든다는 이론도 있습니다.

갑자기,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듯... =ㅅ=
심리상담을 저도 받아봤는데. 스트레스 해소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한 범죄가 대부분이기에.
요인을 제거하고, 포지티브 마인드가 좋은듯합니다.
이런부분에, 관심이 있으신걸보니 괜히, 반갑고 그러네요.
더 깊은 이야기들은, 담벼락에 올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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